두산 홍성흔 “타점 공장? 중심타선의 자존심!”

입력 2014-05-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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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홍성흔. 스포츠동아DB

두산 타선이 무섭다. 1번부터 9번까지 쉴 곳이 없는 공포의 타선을 앞세워 상위권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월 들어 중심타선의 약진이 돋보인다. 15일까지 최근 10경기에서 3번 김현수가 타율 0.452·3홈런, 4번 호르헤 칸투가 0.282·2홈런, 5번 홍성흔이 타율 0.500·7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다. 10경기 동안 3명의 타자가 올린 타점이 무려 48타점(김현수 19타점·홍성흔 17타점·칸투 12타점)이다. 여기에 중심타자 같은 1번타자 민병헌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두산은 연승을 달렸다.

16일 잠실 NC전에서도 김현수가 2안타(1홈런) 4타점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리그 최고의 사이드암투수 NC 이재학을 상대로 1회부터 타점을 올리며 경기의 흐름을 끌고 가더니, 4-2로 앞선 2회 1사 2루서도 1타점짜리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5-3으로 추격당한 7회 무사 1루서 손정욱을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7호. 칸투도 바뀐 투수 임창민을 공략해 백투백홈런(시즌 11호)을 쳐냈고, 홍성흔은 멀티히트로 찬스를 계속 만들어갔다.

홍성흔은 중심타선이 살아난 비결로 자존심을 꼽았다. 그는 이날 경기 전 “중심타자들이라면 찬스 때 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마련이다”며 “또 칸투나 (김)현수 모두 자존심이 센 타자들이다. 나 역시 중심타자답게 해결사 노릇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덕아웃에서 칸투나 현수를 보면 내 앞에 주자가 쌓이기를 바라는 눈빛으로 경기를 보고 있다. 찬스가 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려는 마음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병헌이가 1번타자이면서 요즘 팀내 타점 1, 2위를 오가고 있는데 팀으로서는 좋지만, 중심타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경쟁심이 생긴다”며 “이런 내부경쟁도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선순환 효과를 강조했다.

물론 경쟁자 이전에 동료다. 김현수는 최근 타점이 많이 나오는 이유로 “내가 잘 했다기보다는 내 앞에 8번 (김)재호 형을 비롯해 9번 (정)수빈이, 1번 (민)병헌이, 2번 (오)재원이 형까지 잘 해주기 때문”이라며 “앞에 주자들이 잘 해주니까 나에게 기회가 온다. 그게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손뼉도 맞아야 소리가 나기 마련이듯, 야구는 혼자 할 수 없다. 두산 타선이 무서운 이유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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