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양희천 “자전거에서 떨어지고 전화위복”

입력 2014-05-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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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술을 부렸냐고요?” ‘손오공’ 양희천은 최근 5연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체 순위에서도 경륜 선수 600여 명 중 14위에 올라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손오공이라 불리는 사나이’ 양희천

2009년 데뷔 이후 5번이나 낙차 아픔
1월 낙차 뒤 체력회복…5연승 상승세
학창시절 축구유망주·전교 2등 우등생
“마음 비우고 부상없는 시즌 보내고싶다”

특선급 경륜선수 양희천(32·16기)의 별명은 손오공이다. 헤어스타일이나 얼굴 생김새가 중국소설 ‘서유기’의 주인공을 꼭 닮아 동료 선수들이 붙였다. 손오공에게 구름이 있다면 양희천에겐 자전거가 있다. 사이클에 오르면 바람처럼 날아다닌다. 특히 올 시즌은 신통술을 부린 듯 성적이 좋다. 4일 광명17회차 결승에서 우승하며 5연승을 질주 중이다. 하지만 ‘손오공’ 양희천도 피하지 못하는 건 낙차 징크스다. 2009년 데뷔 후 다섯 번이나 경주 중 낙차를 했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질 수 있듯 프로 경륜선수도 자전거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1월에 낙차를 겪고도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해 ‘길게 보고 자전거를 타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초심을 찾으려 아마시절 방식으로 훈련을 해왔다. 시즌 초 겪은 낙차 사고가 전화위복이 됐다. 부상은 경미했지만 자전거가 파손돼 경기를 연기해야 했는데, 쉬는 동안 체력을 회복하고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었다.”


-자전거와의 인연은.

“중학교 때 축구 유망주였다. 운동선수로 성공하고 싶었는데, 성적도 상위권이어서 부모님이 반대했다. 어렵게 허락을 받고 서울체고에 일반전형으로 응시해 전교 2등으로 합격했다. 사이클은 아버지 친구 분의 소개로 시작하게 됐다. 운동 초기에 어깨가 부러지는 등 힘들었지만, 차츰 스피드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아마시절 경주들이 많이 생각난다. 전국체전에서 프로 경륜 선수들을 꺾은 적이 있다. 또 아마 때도 스타였던 이명현(30·16기)과 스프린트 맞대결을 펼쳐 이겼던 경주도 기억에 남는다. 2003세계선수권(B급)에서 우승해 2004아테네올림픽 티켓을 땄을 때 날아갈 듯 기뻤다.”


-평소 즐기는 음식과 취미는.

“아내가 해주는 닭갈비를 좋아해 하루 세끼를 닭갈비만 먹기도 한다. 평소 인스턴트 음식은 안 먹는다. 이모가 건강원을 운영하고 있어 체력에 도움이 되는 보양식을 많이 챙겨준다. 취미는 장보기다. 다양한 재료를 구입해서 가족과 퓨전요리를 해서 먹는 걸 즐긴다.”


-아내와는 어떻게 만났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려고 피트니스 클럽에 갔다 만났는데, 한 눈에 반했다. 숫기가 없어 직접 얘기를 못 걸고 팀 동료 문영윤(31·13기)에게 쪽지 전달을 부탁했다. 처음엔 처가에서 위험한 운동을 한다며 교제를 반대했는데, 경륜 유망주로 소개된 나에 대한 언론 기사를 보고 허락해줬다. 2010년 결혼해 세 살 딸, 두 살 아들을 두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부상 없이 꾸준하게 출전하는 것이다. 욕심을 부렸을 때마다 결과가 안 좋았다. 이젠 마음을 비우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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