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7이닝 퍼펙트, ML 역사 위협하다

입력 2014-05-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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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 5승보다 빛난 위대한 도전

● 150Km대 직구·커브로 21타자 연속 범타
● 다저스선 1965년 쿠펙스의 퍼펙트가 유일
● 길었던 7회말 공격 되레 투구 리듬 악영향
● 8회초 첫타자 프레이저에게 뼈아픈 2루타
● 교체되는 류현진 향해 4만 관중 기립박수
● 매팅리 “표현할 수 없을만큼 눈부신 투구”

신시내티전 7.1이닝 7K 5승…쿠에토에 완승

한화 시절까지만 해도 류현진(27·LA 다저스)은 ‘퍼펙트나 노히트노런 게임과 거리가 먼 선수’라는 평을 들었다. 평시에 힘을 빼고 던지다가도 위기가 닥치면 전력투구를 하는 류현진의 피칭 패턴에 관한 우회적 찬사였다. 라이벌로 꼽혔던 김광현(26·SK)은 강약조절보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었다. 김광현은 2010년 6월10일 문학 삼성전에서 9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 통산 8시즌을 거치며 완투는 27번(완봉은 8번)을 해냈으나 노히트노런에 근접한 경기는 없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온 뒤에도 류현진은 압도적 구위가 아니라 꾸준함으로 각인됐다. 완투는 2번(완봉 1회)이 전부였다. 그랬던 류현진이 27일 신시내티와 다저스타디움 홈경기에서 ‘7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nearly perfect(거의 완벽)’라고 류현진의 시즌 5승을 극찬했다.


● 업그레이드 류현진, 직구와 커브로 평정

류현진은 8회 신시내티 4번타자 토드 프레이저에게 2루타를 맞고, 이후 안타를 2개 더 맞았다. 구원투수의 난조로 추가실점이 발생해 7.1이닝 3실점으로 끝났으나 7회까지 21타자를 연속 아웃시켰다.

‘7이닝 퍼펙트’의 백미는 직구였다. 직구 구속이 90마일(시속 145km) 밑으로 떨어지지를 않았다. 최고구속은 95마일(시속 153km)까지 찍혔다. 95구의 투구수 중에서 직구가 절반 이상인 48구였다. 이 가운데 시속 150km를 넘어간 공이 26구에 달했다. 압권은 직구 평균구속이었는데 149km로 이전 8차례 등판에서의 평균구속 146km를 훨씬 웃돌았다. 신시내티 타자들은 류현진의 직구에 단 1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했다.

체인지업이 주무기로 알려졌고, 최근 슬라이더가 널리 ‘홍보’된 류현진이지만 이날은 커브가 ‘히트상품’이었다. 21구의 커브를 던져 체인지업(17구), 슬라이더(9구)보다 비율이 높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커브를 던졌다. 직구 구위와 허를 찌르는 볼 배합에 가뜩이나 조이 보토 등 핵심타자들이 빠져 타선이 약화된 신시내티는 7삼진을 당하는 등 속수무책이었다.


● 부상이 되레 약…홈 징크스도 말끔히 씻어

류현진은 27일 신시내티전을 통해 ‘4일 휴식 후 등판 때 부진하다’, ‘올 시즌 다저스타디움(3경기 2패 방어율 9.00)에서 승리가 없다’는 징크스도 씻어냈다. 류현진은 4일 전인 22일 뉴욕 메츠 원정 승리(6이닝 2실점) 때보다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어깨 통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라가 24일간의 공백을 가진 시간이 약이 됐음을 증명했다. 신시내티 에이스 조니 쿠에토와 맞대결에서 승리해 조건이 열악하고, 적이 강할수록 더욱 강해지는 기질을 맘껏 발휘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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