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볼 판정에 눈물 흘린 송진우… 포수가 공 빠트려 영광 놓친 정민철

입력 2014-05-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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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철 코치. 스포츠동아DB

■ 한국 프로야구 퍼펙트게임 도전사

류현진(27·LA 다저스)은 27일 다저스타디움 신시내티전에서 7회까지 단 1개의 안타, 볼넷도 없이 퍼펙트게임 행진을 하다 8회 안타를 맞은 후 2개의 안타와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실점까지 했다. 퍼펙트게임에 도전한 경기였지만 결과는 4-3, 1점차로 이겨 힘겹게 시즌 5승을 올렸다. 그만큼 야구의 대기록은 마치 신의 영역으로 느껴질 만큼 쉽사리 도전을 허락하지 않는다.

송진우(48) 한화 투수코치는 한국시리즈에서 퍼펙트게임에 도전한 주인공이다. 1991년 해태와 한국시리즈 3차전(10월 12일)에서 빙그레 선발 송진우는 8회초 2사까지 단 1개의 안타와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퍼펙트게임 대기록까지는 아웃카운트 4개. 빙그레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대타 정회열(현 KIA 스카우트 팀장)이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2B-2S에서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걸치는 공이 들어갔지만 이규석 구심은 결국 팔을 올리지 않았다. 결국 볼넷. 퍼펙트게임은 깨졌지만 여전히 1점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송진우는 홍현우에게 안타, 장채근에게 2루타, 윤재호에게 3루타, 이순철에게 볼넷, 이건열에게 안타까지 내주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도 1-4로 패해 그는 패전투수가 됐다.

송진우 코치는 “볼넷 판정을 받기 전까지 23명의 타자에게 어떤 공을 어떻게 던졌는지 정확히 기억할 정도로 또렷하다. 그러나 볼넷 이후 누구에게 어떻게 안타를 맞고 실점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공을 던진 것 같다”고 아쉬운 그 순간을 추억했다. 그만큼 대기록을 실패한 순간 투수가 심리적으로 느끼는 충격이 크다는 경험담이다.

그러나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끝까지 경기를 책임진 주인공도 있다. 정민철(한화 코치)은 1997년 5월 23일 대전 OB전에 8회 1사후 심정수를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으로 내보내는 바람에 퍼펙트게임 도전에 실패했다. 안타도 볼넷도 아닌, 삼진을 잡았지만 포수 강인권이 공을 뒤로 빠트리며 타자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그날 정민철은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무4사구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정 코치는 이후 줄곧 “강인권 덕분에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고 말해 많은 이들에게 더 깊은 마음의 박수를 받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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