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지 “차기작은 판타지 사극…변신 기대하세요”

입력 2014-05-29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직 연기자로 불리는 게 부끄럽다”는 신인 서예지가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으로 신고식을 무사히 마쳤다. 차기작으로 7월 방송하는 MBC ‘야경꾼일지’를 선택한 그는 종영 후 “잘했어. 수고했어”라고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랐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로 첫 작품 끝낸 서예지

“극중 역할처럼 ‘썸’ 탈 성격이 못 돼요
허스키한 목소리 높낮이 변화로 극복”

7월 MBC ‘야경꾼일지’로 정극 도전


민낯, 하나로 질끈 묶은 헤어스타일, 큰 키에 마른 몸매. 그리고 허스키한 목소리. ‘연예인’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꾸밈없는 수수한 모습이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시원하게 웃는 모습은 청량감마저 안겨줬다. 자기 생각을 얘기할 때는 멈춤이 없었다. 이제 막 첫 작품인 케이블채널 tvN ‘감자별 2013QR3’(감자별)을 끝낸 신인 연기자 서예지(24). 그는 가쁜 숨을 내쉬며 첫 작품의 설렘과 기대 그리고 긴장의 시간을 돌이켰다.

“첫 작품을 시트콤으로 시작한 것은 정말 다행이다. 시트콤은 웃음을 전제로 한 장르다보니 정극에서 할 수 없는 연기를 많이 했다. ‘시트콤의 거장’이라 불리는 김병욱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다. 시트콤이 아니었다면 연기자로서 제 내면이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감자별’에서 서예지는 아침이면 ‘썸’타고 저녁이면 헤어지는 변덕쟁이 노수영을 연기했다. 자신과 정반대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촌각을 다투며 진행되는 촬영도 힘들었다.

“‘감자별’ 촬영하면서 메이크업한 상태로 잔 적이 여러 번이다. 한번 한 화장으로 3일 동안 촬영한 적도 있다. 피부미인이라고 자신했는데 뾰루지가 하나씩 생기더라. 하하!”

털털해 보이지만 서예지는 ‘한 번 해보자’고 결정한 다음에는 무엇이든 결과를 내야만 하는 불같은 성격이다. 스페인어라고는 고작 ‘올라’(안녕) 밖에 몰랐지만, 대학 입학을 앞두고 우연히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매력을 느껴 무작정 유학을 결심했다.

현지에서 살 집을 구하고 학교를 찾는 등 모든 것을 혼자서 해냈다. 인종차별에 “이를 꽉 물고” 버티며 하루에 두 시간씩 자면서 언어를 익혔다. 능숙하게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준이 되자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스페인을 8강전에서 이긴 것을 조롱했던 교수를 찾아가 따지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스페인 생활을 만끽했다.

서예지


교정한 치아 치료를 받기 위해 2012년에 잠시 귀국했을 때 일은 벌어졌다. 중학생 때부터 ‘길거리 캐스팅’의 ‘경력’을 쌓은 서예지는 지금의 소속사 메이드인찬의 대표를 우연히 만나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데뷔를 권유하는 대표의 끈질긴 ‘구애’에 “재미없으면 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으로 연기 트레이닝을 받았다. “이게 웬걸!” 서예지는 재미를 느꼈다. “항상 저음으로 얘기하다가 목소리의 높낮이 변화를 경험하면서 연기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스페인 유학이 그랬듯, 연기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기에 밀어붙였다. 어머니는 “입 다물고 10분 안에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가라”는 불호령을 내렸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그렇게 ‘감자별’에 출연하며 8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잘 하네”라는 칭찬은 없었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인정은 받았다. 이제 “마음 편히”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서예지는 이미 차기작도 결정됐다. 7월 방송 예정인 MBC 새 수목드라마 ‘야경꾼일지’로 판타지 사극에 도전한다. 또 다른 시작에 그는 기대에 부풀어있다.

“처음부터 정극을 했다면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거리 한복판에 덩그러니 서있는 느낌이었을 것 같다. 그런 저에게 시트콤은 옷을 입혀줬다. 이제는 벗으려고 한다. 여러 겹 입고 있는 옷을 하나씩 벗으면서 저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연애”를 했다는 서예지는 최근 영화 ‘스파이더맨 어메이징2’를 보고난 후 싱숭생숭해졌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밀당’할 성격도 ‘썸 탈’ 성격도 아니다”라면서도 “제 목소리로 로맨스가 가능할까요?”라고 새침하게 웃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