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지난달 31일 방송된 '무한도전'에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차세대 리더를 뽑는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선택 2014' 특집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사전투표와 온라인-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당선의 영광을 거머쥔 것은 다름 아닌 유재석이었다.
당초 선거특집으로 분류된 이 기획은 길의 음주운전 파문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무한도전' 위기설을 정면돌파하고, 6.4 지방선거를 맞아 시민들의 투표의식을 고취시키겠다는 데서 시작됐다.
이에 각 후보들은 개성있는 공약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성공했고 이런 전략은 곧바로 시청률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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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변은 없었다. 유재석은 오프라인 출구조사에서부터 42.7%(14370명 대상)의 지지율을 받았다. 노홍철은 이에 크게 미치미 못하는 38.6%의 지지를 받았다. 즉, 이미 출구조사에서부터 결과가 뻔히 보이는 개표가 된 것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제작진은 개성 가득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지역별 투표율 공개로 만회하려고 했다. 또한, 당선사례라는 방식으로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에 대해 사과하고 김희애 몰래 카메라를 통해 뜨거웠던 투표열기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개표를 보완했다.
분명히 유재석이 9년 동안 '무한도전'을 이끌어 온 공은 시청자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에 맞선 노홍철의 공약 역시 지나치게 포퓰리즘에 의존했던 점을 감안하면 유재석의 당선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결과다.
그럼에도 이 투표가 아쉬운 점은 투표독려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차세대 리더를 뽑는데는 실패했다는 점이다. 이날 '무한도전'이 화려한 CG와 함께 보여준 개표상황은 9년이나 지났음에도 이 프로그램에는 유재석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준 사람이 없다는 방증에 불과하다.
이미 '무한도전'은 여러 방식을 통해 유재석의 압도적인 인기를 보여준 바 있다. 그런데 굳이 45만명이 참여해 투표까지 해가며 이를 재확인 할 필요가 있었을까. 투표독려라는 건전한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번엔 너무 일을 크게 벌렸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