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 “한국 스트라이커, 아직은 설자리 부족”

입력 2014-06-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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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 한일월드컵 최고의 스트라이커 황선홍 감독의 회고

해외선 집중적 지원 사격 받지만
한국 축구선 궂은일까지 해야해
박주영, 긍정 마인드로 이겨내라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들은 4년 주기의 월드컵 때마다 국민적 관심을 받는다. 특히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최순호, 황선홍, 최용수, 이동국 등 한 시절을 호령했던 스트라이커들은 국민적 기대와 더불어 그에 상응하는 질타를 받곤 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고 있는 황선홍(46·사진) 감독은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서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1994미국월드컵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온갖 비난에 시달려야 했고, 1998프랑스월드컵 때는 개막 직전 펼쳐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쳐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황 감독은 “94월드컵은 개인적으로도 꿈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귀국하는 발걸음이 너무 무거웠다”고 떠올렸다.

시련뿐인 월드컵이었지만, 2002한일월드컵 폴란드와의 조별예선(D조) 첫 경기에선 선제결승골을 터뜨리며 그간의 한을 풀 수 있었다. 황 감독은 “94년 독일전에서 골을 넣었지만 팀이 졌다. 골을 넣고 팀도 승리하는 장면을 수도 없이 생각했는데, 상상만 했던 일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잊을 수가 없다”고 회상했다.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로서 영욕을 모두 맛봤던 황 감독은 “경험해보지 않고선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자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직까지 한국축구에선 스트라이커가 중심에 설 만한 토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해외 정상급 스트라이커들은 집중적 지원사격을 받지만, 국내에선 궂은일도 해야 하고 미드필더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줘야 한다. 월드컵에서 스트라이커보다 미드필더들의 골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선 박주영(왓포드)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다. 선발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던 만큼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더욱 절실하다. 황 감독은 “스스로 긍정적인 마인드컨트롤을 통해 부담을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축구인이자 선배로서 응원하겠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국민에게도 희망을 안겨주길 바란다”며 박주영을 응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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