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을 살리는 ‘손흥민’

입력 2014-06-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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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브라질월드컵 대표팀 손흥민. 동아일보DB

■ 왼쪽 날개 손흥민 오늘 가나 평가전 ‘특급 미션’

빠른 돌파·공간 침투·정확한 슛 타의 추종 불허
원톱 박주영 고립 안되도록 상대 수비 교란 중책
스스로 루트 창출 공격라인 전체에 활력소 기대
H조 상대국 주요선수·감독, 경계대상 1호 지목

‘원톱’ 박주영(29·왓포드)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선 왼쪽 날개 손흥민(22·레버쿠젠)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0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상대로 최종 평가전을 펼친다. 가나전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H조)를 앞둔 ‘홍명보호’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조직력을 시험하는 최종 리허설 무대다. 테스트 성격의 가나전뿐 아니라 월드컵 본선을 염두에 뒀을 때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은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플레이다. 손흥민은 박주영의 부담도 덜어줘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 왜 손흥민인가?

홍명보호가 조별리그에서 만날 러시아(1차전·18일 오전 7시), 알제리(2차전·23일 오전 4시), 벨기에(3차전·27일 오전 5시)를 넘어 최소 H조 2위로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1차적으로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의 어깨가 무겁다. 왼쪽 윙어 손흥민은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박주영의 공격 루트가 막힐 때 활로를 뚫어야 하는 ‘공격 제2옵션’이다.

엄청난 스피드와 날카로운 돌파력을 갖춘 손흥민은 때에 따라선 박주영을 대신해 최전방 뒤 공간을 공략하는 라인 브레이커 역할도 맡아야 한다. 공간 활용 측면에서 손흥민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를 대표팀 내에서 찾기는 힘들다. 손흥민은 수비수를 등지고 펼치는 스크린 플레이에는 약하지만, 공간이 났을 때 배후로 침투해 기회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반 박자 빠른 타이밍과 정확성을 갖춘 슈팅 능력도 손흥민의 강점이다. 손흥민이 수시로 상대 골문을 노크해야 박주영의 활동반경도 넓어진다. 또 그래야 중앙과 오른쪽에서 다른 선수들이 제2, 제3의 찬스를 맞을 수 있다. 상대 수비를 허물기 위해 박주영과 그 바로 뒤의 구자철(마인츠)이 종종 패스 루트가 되고, 손흥민이 최종 마무리를 하는 다양한 공격 패턴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손흥민의 활약 여부는 본선에서 한국의 성적을 좌우할 열쇠다.


● 한국 대표 킬러로 부상한 손흥민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휘저으며 최근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손흥민은 홍명보호가 출범한 이후 팀 내 최다인 4골을 뽑아낸 한국의 대표 골잡이다. 외신들도 그를 한국선수 중 가장 주목할 스타플레이어로 꼽고 있다. ESPN은 9일 ‘브라질월드컵에서 지켜봐야 할 10인의 월드컵 스타’로 손흥민을 꼽았고, 최근 주요 매체들이 잇달아 손흥민을 네이마르(브라질), 마리오 괴체(독일) 등과 함께 이번 월드컵에서 뜰 ‘신성’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H조 상대국들도 한국전을 앞두고 손흥민을 경계대상 1호로 주목하고 있다. 알제리 소피앙 페굴리는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골을 넣은 손흥민은 시간이 갈수록 막기 어려워지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에서 활약하는 페굴리는 ‘알제리의 지단’으로 통하는 에이스다. 벨기에 마르크 빌모츠 감독도 “한국은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라며 손흥민을 제일 먼저 언급했다. 상대의 집중마크가 불가피하겠지만, 스스로 활로를 뚫으면서 박주영을 비롯한 대표팀 공격라인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줘야만 하는 것이 이번 월드컵에서 손흥민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임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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