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메이커 홍성흔 “2대8 가르마가 대수냐”

입력 2014-06-11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의 홍성흔(37)이 두터운 경험과 관록을 앞세워 부진에 빠진 선수들을 격려하고 추스르며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6연패 속 후배들 다독이는 등 솔선수범
“개인성적 부담되지만 나 보다 팀 우선”


야구는 신구조화가 중요하다. 신인들의 패기와 베테랑들의 노련미가 더해졌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 특히 베테랑들의 역할은 단순히 야구에만 그치지 않는다. 팀이 어려울 때 선수단 전체를 아우르며 이끌어야 한다. 두산을 지탱하고 있는 고참 홍성흔(37)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홍성흔은 자신이 야구를 잘할 때나 못 할 때나 늘 웃는다. 쉬운 일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성적이 떨어지면 “퇴물이다” “나이 들었다” 등의 비난이 쏟아진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 원치 않아도 체력은 떨어진다. 그런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컨디션을 조절해 시즌을 보내려 애쓰지만 녹록치 않다. 적잖은 부담을 안고 타석에 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도 “아무래도 성적이 나지 않으면 곧바로 나이 들었다는 말부터 나온다. 프로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페이스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어떻게든 본 궤도에 오르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왔는데 그러기 위해 얼마나 나 스스로를 옥죄겠는가. 나 역시 성적이 나지 않으면 조바심도 나고 위축된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개인보다는 팀이 먼저다. 실제 홍성흔은 6연패에 빠져있던 팀을 위해 분위기메이커를 자청하고 나섰다. 2대8 가르마를 하고 나타나 호르헤 칸투에게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심적으로 위축돼 있는 후배들에게 농담으로 웃음을 안겼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타격으로 고민하는 민병헌, 부진에 빠져있는 노경은 등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내가 야구를 잘 하면 당연히 좋다. 하지만 팀이 없으면 나도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나도 처음에는 몰랐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 혼자 잘 된다고 좋은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내가 잘 하면서 팀이 잘 나가면 더 할 나위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팀을 우선순위에 두는 게 옳다. 내가 성적과 관계없이 벤치에서 파이팅 해주고 솔선수범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테랑 홍성흔이 사는 법이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