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석민이 18일 문학 SK전 6회초 1사 볼카운트 3B-1S에서 조조 레이예스가 던진 공에 뒤통수를 맞고 쓰러져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레이예스는 스스로 퇴장임을 알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SK 이만수 감독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나와
박석민의 상태를 살피기도 했다. 박석민은 정밀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47km 강속구 맞힌 후 사과 없이 퇴장
박석민,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검사
동업자 정신을 잊어버린 가슴 철렁한 행위였다. SK의 외국인 선발투수 조조 레이예스가 1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6회 박석민의 머리를 맞추며 시즌 2번째 머리에 맞는 공(헤드샷) 퇴장을 당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머리에 맞는 공을 던진 투수에게 즉각 퇴장명령을 내리고 있다.
헤드샷 퇴장은 크리스 옥스프링(롯데)에 이어 2번째. 올 시즌 총 5번째 퇴장이다.
고의성이 짙었다. 박석민은 6회 1사 후 타석에 나서 3B-1S에서 5구째 공을 기다렸다. 147km의 빠른 직구는 박석민의 머리를 향해 곧장 날아왔다. 몸을 돌려 피하려고 애를 썼으나 공보다 빠를 순 없었다. 헬멧 뒷부분을 맞고 한동안 타석에서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했다. 뒷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모습이었다. 류중일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급하게 달려 나와 상태를 직접 확인한 뒤, 박석민을 부축해 덕아웃으로 데리고 나왔다. 박석민은 대주자 김태완과 교체되며 필드를 빠져나왔고, 곧장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두피에 피가 고여 있으나 수일 내에 없어질 것으로 확인됐다.
이해할 수 없는 건 레이예스의 태도였다. 박석민의 머리를 맞춘 뒤 득의양양하게 뒤로 돌아섰다. 필드에 쓰러진 박석민의 상태를 살피기는커녕 어떠한 사과 몸짓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이계성 주심의 퇴장명령을 받기가 무섭게 마운드를 빠져나갔다.
SK 구단 관계자는 “레이예스가 퇴장명령을 받고 곧장 덕아웃으로 빠져나왔다. 덕아웃에서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실은 누구도 모른다. 의도가 있었다는 의심이 더 든다. 태도가 이를 방증한다. 레이예스는 이날 1군 엔트리에 복귀했으나 퇴장 직전까지 5.1이닝 동안 9안타 5볼넷 1삼진 9실점으로 부진했다. 투구수는 103개. 9실점 했는데도 바꿔주지 않아 5이닝 이상 던지게 한 코칭스태프에 대한 항명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문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