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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축구리그 K리그 클래식 소속 공격수들이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에 비해 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K리그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23명 중 K리그 소속은 단 6명이다. 골키퍼 포지션인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을 제외하면 필드플레이어는 이용(울산), 이근호(상주), 김신욱(울산) 단 3명뿐이다.
골키퍼 정성룡과 오른쪽 풀백 이용은 러시아, 알제리 전 모두 출전했지만 조금은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근호와 김신욱의 활약은 대표팀 공격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번 월드컵 최저연봉 출전 선수로 화제를 모은 이근호는 러시아 전 선제골에 이어 알제리 전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돼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러시아 전에서는 벤치를 지켰던 김신욱 역시 특유의 고공 플레이로 알제리 수비진에 부담을 안겼다.
특히 구자철의 두 번째 골은 김신욱과 이근호가 만든 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뒤쪽에서 기성용이 길게 준 패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어뜨려 줬고 손흥민과 알제리 수비의 경합 중 흘러나온 공을 이근호가 구자철에게 연결했다.
비록 경기에는 패했지만 이 골로 한국은 알제리를 물고 늘어지며 주심이 휘슬을 불기 직전까지 추격을 계속했다. 답답한 경기력에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은 K리거 공격수들의 활약이었다.
군인 신분인 이근호의 연봉은 178만8000원이며 K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는 김신욱의 연봉은 10억7000만원이다. 2경기 모두 원 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박주영은 아스널에서 300만 파운드(약 51억원)를 받았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이 강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국 리그를 홀대하고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은 찾아보기 어렵다. K리그를 폄하하면서 대표팀의 좋은 성적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SBS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차두리는 독일-가나 전 중계를 마친 뒤 “K리그가 잘 돼야 대표팀이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지금 월드컵을 보며 즐기고 계신 많은 분들이 K리그 경기장에 와 주시고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 K리그가 잘 돼야 대표팀이 잘 될 수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차두리의 발언과 이근호, 김신욱의 활약은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