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의 Rewind] 벨기에 수비는 구멍…‘못 넘을 산’ 아니다

입력 2014-06-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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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대표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러시아전을 통해 본 벨기에 전력

조직력 약하고 아자르 등 스타 개인기 의존
벨기에 백업멤버도 탄탄…세밀한 전략 필요
한국 대량 득점 승리땐 16강 진출 가능성도
수비진 러시아전때의 밸런스 회복이 급선무

벨기에와 러시아는 23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의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낭에서 맞붙었다. H조 최강으로 꼽히는 벨기에는 교체 멤버로 투입된 신예 디보크 오리기(릴)의 후반 43분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벨기에는 승점 6점을 확보해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 벨기에, ‘못 넘을 산’ 아니다!

1차전 알제리전에 이어 2차전 러시아전에서 나타난 모습을 놓고 보면, 벨기에는 한국이 결코 넘지 못할 수준의 팀은 아니다. 벨기에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공수의 짜임새 등 경기력은 그렇게 압도적이지 않다. 오히려 러시아는 한국전 보다 벨기에전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벨기에 공격진은 조직적 팀플레이나 패스 등 아기자기하고 세밀한 축구보다는 에당 아자르(첼시)를 필두로 한 스타플레이어의 개인적 돌파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드리스 메르턴스(나폴리), 오리기 등의 움직임이 위협적이었다. 축구는 기본적으로 1대1 플레이에서 지면 전술이 무의미하다. 개인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고, 커버 플레이와 협력 수비, 적절한 위치 선정이 수반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우리 수비진이 러시아전에서 보여줬던 밸런스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강한 공격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 조직력은 떨어진다. 허리진은 약하지 않지만 볼을 오래 소유하는 스타일이다. 우리 입장에선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손흥민(레버쿠젠)을 중심으로 양쪽 측면을 통해 다양한 공격 루트로 골문을 노려야 한다. 이근호(상주)가 투입된다면 빠른 발과 많은 활동량으로 배후 침투를 노려야 하고, 김신욱(울산) 카드를 쓴다면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는 중·장거리 패스에 의해 찬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 벨기에전에서 한국은 대량득점이 필요하다. 그러나 초반에 수비가 무너지면 회복하기 힘들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 멤버 교체? 우리에게 오히려 위험하다!

한국의 알제리전 완패 이유 중 하나는 러시아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 오히려 화가 됐기 때문이다. 벨기에와의 1차전에서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했던 알제리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밀고 나오자 경험이 부족한 우리 선수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벨기에는 여유가 있다. 마르크 빌모츠 감독이 한국전에서 주전 선수의 대거 교체를 시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벤치 멤버들을 투입하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은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뛴다. 유럽선수들은 특히 더 그렇다. 게다가 벨기에는 워낙 멤버가 좋아 주전과 백업의 전력차가 크지 않다. 우리로선 벨기에가 새로운 멤버로 나설 것에 대비해 좀더 세밀한 분석과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정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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