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카톡쇼S] 전기차, 차는 좋은데 충전이 ‘조마조마’

입력 2014-06-26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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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기한 물건 취급을 받았던 하이브리드차를 이제는 길거리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차량으로, 높은 연비와 친환경성이 특징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로 발전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보는 경우도 있다. 높은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가 해결된다면 전기차야 말로 진정한 찬환경차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4년은 전기차 보급의 원년이라고 할 만하다. 기아의 쏘울 EV와 레이 EV, 쉐보레의 스파크EV, 르노삼성의 SM3 Z.E. 등의 국산 전기차가 최근 출시되었거나 조만간 출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급의 가솔린 차량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지만,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보조금(1500~2000만원 정도)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기관이나 추첨에 당첨된 일반인들만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긴 하지만, 한 번 정도는 구매를 생각할 만한 단계에 이은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전기차는 과연 실제로 탈만할까? 카톡쇼S에서 기아의 전기차인 쏘울 EV를 실제로 체험해보며 전기차의 장단점을 느껴봤다.

익숙한, 하지만 어딘가 다른 쏘울 전기차

실제로 본 쏘울 EV는 기존의 쏘울과 전반적인 윤곽은 비슷하지만 나름의 차별성이 적지 않았다. 차량 후면에 배기구 없이 매끈하고, 차량 측면에 주유규가 없는 대신, 전면에 충전구가 있다는 점이 전기차다운 점이다. 그 외에 화사한 색상의 투톤 루프 디자인도 개성을 더하며, 실내에 바이오플라스틱과 바이오섬유 등을 적용, 친환경차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쏘울 EV는 엔진이 없고 대신 81.4kW의 모터와 27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계기반의 구성도 약간 다른데, 연료 잔량과 연비 표시 대신 배터리의 잔량, 그리고 이에 따른 주행가능 거리가 표시되는 점이 이색적이다.

기대한 만큼의 정숙성과 기대 이상의 주행 성능

직접 운전을 해보니 당연하겠지만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엔진 소리가 나지 않으니 주변 사람들이 차량이 움직인다는 것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길을 비켜주지 않으니 조금은 당혹스럽다. 이 때문에 서행 운전시 가상의 엔진음을 출력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골목길 운전은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제 본격적인 주행을 해볼 차례다. 왠지 기존의 차량보다 힘이 달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도달하는데 11.2초 정도가 걸리고 최고 속도는 145km/h까지 높일 수 있다. 제원상의 최대 출력은 81.4kW이고 최대 토크는 285Nm인데 이 정도면 일반 소형차와 비교해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주행 중 다소 특이한 점이라면 일반 차량과 달리 기어 변속에 따른 충격이 없으며, 가속페달을 떼면 바로 속도가 떨어지므로 브레이크를 밟을 일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 차량과는 살짝 다른 운전감각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차 값 비싸지만 정부 보조금으로 상쇄, 압도적인 경제성이 매력

차량 구입 및 관리에 드는 비용 면에서도 나름 이점이 있다. 쏘울 EV의 판매 가격은 4,250만원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실시되고 있는 전기차 보급사업 대상자로 추첨을 거쳐 선정된다면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수백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만약 서울 시민이라면 총 2,250만원(1,500만원 + 750만원)을 지원받아 2,000만원에 쏘울 EV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에너지 비용에 관해서는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완전 충전할 경우 148km를 주행할 수 있는데, 완전 방전 상태에서 가득 충전하는데 1,500~2,000원 밖에 들지 않는다. 한 달에 400km 정도를 운행할 경우 가솔린차량이라면 7만원 정도의 연료비가 들겠지만 전기차라면 약 6,000원만 든다.

그 외에 엔진오일이나 연료필터 등의 교환이 필요 없으며, 차체 바닥에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어 트렁크에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차나 일부 전기차처럼 수납공간이 좁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쏘울 EV의 장점 중 하나다. 다만, 배터리의 수명이 다 했을 경우 이를 교체하는 비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다행히도 쏘울 EV는 배터리 및 전기차 주요 부품에 10년 / 16만km의 보증 기간을 적용하고 있다.

아쉬운 주행 가능 거리와 턱없이 미흡한 충전 인프라가 걸림돌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이라면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완전 충전 시148km 까지만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충전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시내 출퇴근용으로는 쓸 만 하지만 장거리 여행을 가다간 고속도로 한 복판에서 서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출퇴근용으로만 쓰더라도 수시로 충전하는 것을 하루라도 소홀히 했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쏘울 EV의 경우, 가정용 220V로 충전이 가능한 케이블을 50만원에 별도 구매 가능하지만, 이 경우 충전 시간이 몇 시간 이나 걸리는데다 잘못하면 누진제 때문에 ‘요금 폭탄’을 얻어맞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되도록 급속 충전이 가능한 시내의 충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게다가 충전소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로 카톡쇼S의 시승 중에도 수시로 충전하는 것을 잊어 곤란을 겪기도 했다. 충전 퍼센트와 남은 거리수에 신경을 쓰며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의 충전소에 도착했으나 충전이 되지 않아 당황하기도 했다. 이유를 알아보니 충전소의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려면 차량 등록을 하고 충전카드를 발급 받아야 한다는 것. 이를 잊으면 충전을 할 수 없다.

다행히도 근처에 기아차 고객센터에서 충전이 가능해 그곳에서 급속 충전에 들어갔다. 차량 제원 상 완속 충전은 4시간 20분, 급속 충전은 30분이 소요된다고 나와있으나, 실제로는 40분이 지나도 충전이 끝나지 않아 의아했다.


장점도 한계도 명확한 전기차, 인프라 구축과 인식 재고가 관건

현재 상용화에 들어간 신형 전기차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 효율이나 정숙성 면에서는 기존의 차량과 비교가 되지 않으며, 비싼 차 값도 정부의 보조금으로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짧은 주행 가능 거리라는 한계가 명확하며, 이를 보완 해 줄 충전 환경 역시 아직 미흡하다. 그리고 하이브리드차가 처음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신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부족하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오는 26일(목) 밤 12시 30분에 채널A를 통해 방송될 카톡쇼S 9회에서는 쏘울 EV 전기차 이용자인 ‘미스윤’의 하루를 뒤따라가보며 전기차의 현재를 조명한다, 그 외에 100% 수제작으로 생산되는 110년 전통의 명차인 롤스로이스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월드스타 싸이의 신곡인 ‘행오버’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노란색 롤스로이스 택시를 실제로 제작한 괴짜 수입자동차 딜러의 이야기 등, 자동차에 관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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