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범슨의 퍼거슨 따라잡기] 코스타리카, 강호와 맞서는 법 보여줬다

입력 2014-07-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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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안정된 수비 축 끊임없는 협력 플레이
엄청난 활동량으로 네덜란드 공격 봉쇄
공격 전환땐 최대한의 숫자 동원해 역습
반 할감독, 교체카드 조차 못 쓰고 쩔쩔
승부차기 GK교체 ‘신의 한수’로 8강행

네덜란드가 6일(한국시간)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노바에서 벌어진 2014브라질월드컵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 연장까지 총 120분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준결승에 진출했다. 네덜란드가 전체적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지만 코스타리카는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골을 허용하지 않고, 승부차기까지 이어갔다. 결국 패했지만 코스타리카의 경기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코스타리카는 축구의 변방으로 불리는 국가들이 월드컵무대에서 강호들을 만나 어떤 경기를 펼쳐야하는지 제대로 보여줬다.


● 그물망 같은 조직력의 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는 네덜란드전에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전체적으로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다. 안정된 수비를 축으로 하면서 끊임없이 협력 플레이를 펼쳐 네덜란드의 공격을 봉쇄했다.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레반테)의 선방도 있었지만 네덜란드는 이 경기에서 무려 13개의 오프사이드를 범했다. 코스타리카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얼마나 일사불란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경기를 펼치려면 선수들의 체력적인 준비가 잘 되어야 하는데 코스타리카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에게 부담을 줬다.

수비뿐이 아니다. 상대의 공격을 끊어서 공격적으로 전환할 때 코스타리카 선수들의 공격 가담능력은 놀라웠다. 최대한의 숫자를 동원해 네덜란드 수비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때문에 네덜란드는 과감하게 공격을 펼칠 수가 없었다.

이러한 부분은 코스타리카처럼 축구변방으로 불리는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유럽이나 남미축구를 무조건 따라할 것이 아니라 코스타리카처럼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술과 전략을 마련해 강호들을 상대해야 한다. 코스타리카는 이탈리아, 잉글랜드와 함께 죽음의 D조에서 1골만을 허용하며 2승1무로 조 1위를 차지했고, 8강까지 진출했다. 그만큼 준비를 잘 했기 때문에 얻은 성과였다.


● 루이스 반 할 감독도 긴장시킨 코스타리카

네덜란드는 공격에서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멤피스 데파이(PSV아인트호벤) 등 몇몇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든 탓인지 후반부터 잘 보이지 않았다. 이럴 때 교체카드를 적극 활용했어야 하는데 네덜란드 루이스 반 할 감독은 쉽게 결정내리지 못했다. 이유는 코스타리카의 간헐적인 역습이 매우 위협적이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양쪽 사이드백이 공격에 적극 가담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스타리카의 장점을 잘 알고 있는 반 할 감독이 교체를 머뭇거리면서 경기는 0-0으로 흘러갔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교체카드를 늦게 활용한 것은 아쉬웠지만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골키퍼를 교체해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다시 정리해보면 강력한 우승후보인 네덜란드조차 부담스럽게 만든 코스타리카의 경기력은 눈부셨다.




김학범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정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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