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클리어링 때 먼저 뛰어나간 송일수 감독…왜

입력 2014-07-11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송일수 감독. 스포츠동아DB

대부분 한국감독들은 덕아웃 내 위치
양상문 감독 “나도 나가야하나” 고민
한·일 야구문화 차이가 부른 해프닝


두산 송일수 감독과 LG 양상문 감독이 10일 서로의 벤치클리어링 대처법 때문에 당황한 사연을 공개했다.

사연인 즉, 이렇다. 두산 오재원과 LG 포수 최경철은 9일 잠실 두산-LG전 2-2로 맞선 9회 1사 1루서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다. 팽팽한 접전에 무더위까지 겹쳐 예민했던 양 팀 선수들은 우르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고,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몸싸움 없이 종료됐지만 다음날 양 팀 감독은 “당황했다”고 말했다.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배경은 고의4구였다. 양 감독은 “벤치에서는 오재원을 고의4구로 거르라는 신호를 보냈고 (최)경철이가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던 오재원을 향해 ‘거를 거니까 타석에 빨리 들어오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을 당황하게 한 건 이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감독들은 대부분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도 덕아웃을 떠나지 않는다. 수석코치가 그라운드에 나가 선수들을 진정시키는 경우는 있지만, 벤치클리어링은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합법적인(?) 싸움이기 때문에 감독이 나서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송 감독은 달랐다. 누구보다 먼저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선수들을 말리는 모습이었다. 양 감독은 “송 감독님이 나가 계셔서 솔직히 당황했다. 순간 ‘나도 나가야하나’ 살짝 고민했다”며 웃었다.

그런데 송 감독도 마찬가지로 “양 감독 때문에 당황했다”고 했다. 송 감독은 “일본에서는 벤치클리어링이 나면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가는 게 당연한 일이다”며 “싸움이 격렬해져 선수들이 혹 다칠 수 있기 때문에 감독이 나서 선수들을 말리는 것이다. 양 감독은 나오지 않아 오히려 내가 당황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문화 차이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이었던 셈이다.

잠실|홍재현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