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누수 큰 기업은행, 디펜딩챔피언 자존심 지킬까?

입력 2014-07-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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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도 안산에서 벌어졌던 우리카드컵 여자부 경기. IBK기업은행의 박정아(가운데)가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블로킹을 따돌리고 공격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상> 여자부 전력분석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가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다. 대회 슬로건은 ‘Together We Can(함께한다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이다. 배구를 통한 위로와 힐링이 지향점이다. 4월부터 새로운 시즌 준비에 들어간 남녀 13개 구단은 그동안 힘든 체력훈련과 선수단 엔트리 정리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컵대회는 그동안 흘린 땀의 가치와 새롭게 맞춘 선수단 퍼즐의 정확도를 확인하는 자리다. 아직은 완벽하게 짜여지지 않았지만 감독의 배구철학과 새 시즌에 활약할 샛별들의 탄생을 기대한다. 2회에 걸쳐 여자부와 남자부 13개 팀의 전력을 분석했다. 여자부는 총 6개 팀이 2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예선)를 펼친 후 4강 토너먼트를 걸쳐 최종 우승을 가린다. 총 경기 수는 9경기다.


● A조
기업은행, 선수 8명 중 공격수 5명 한숨
도로공사, 과감한 전력보강…우승 후보
GS칼텍스, 보상 선수 표승주 활약 관심

● B조
현대건설, 황연주 역량따라 성패 갈릴듯
대표팀 차출 없는 흥국생명, 다크호스로
인삼공사, 가장 안정적인 전력으로 평가


● IBK기업은행(A조)
▲IN=김사니(FA이적) ▲OUT=이효희(FA이적) 신수민(은퇴) 김민주(임의탈퇴) 정다은(이적) ▲대표팀 차출=김희진 박정아 남지연

가장 걱정이 많다. 이정철 감독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말도 못하고 죽겠네”만 연발했다. 등록선수는 11명. 이 가운데 3명이 대표팀이다. 코보컵에는 딱 8명이 출전한다. 세터 2명(재활중인 김사니와 이소진) 리베로 1명(노란)을 제외하면 공격수가 5명이다. 센터는 유희옥과 황윤정의 몫. 최은지 채선아 김언혜가 레프트 라이트에 서야 한다. 만일 경기 도중 공격수가 부상을 당하면 그 포지션에 들어갈 선수가 없어 걱정이 크다.

“경기가 문제가 아니라 부상당하면 안 되기 때문에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이 감독은 하소연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 감독은 기술위원회에서 “리베로가 전위로 나설 수 있는지” 여부도 확인했다. 최악의 경우겠지만 몰수게임 걱정도 하고 있다.


● 한국도로공사(A조)
▲IN=이효희 정대영(이상 FA이적) ▲OUT=표승주 곽유화(이상 FA보상선수) 신다영(은퇴) 최윤옥(FA미계약) 차희선(임의탈퇴) ▲대표팀 차출=이효희 김해란

비 시즌에 가장 과감하게 전력보강에 나섰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리그 우승을 위한 투자였다. FA영입선수 정대영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이번에 확인한다. 코보컵에서는 이효희를 대신해 이고은이 세터다. “이고은이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 날 것이다. 목표는 우승”이라고 서남원 감독은 말했다.

최근 연습경기에서 결과가 좋았다. 곽유화 표승주의 이적으로 지난 시즌과 비교해 레프트에서 쓸 수 있는 자원은 줄었다. 대신 남은 선수들의 책임감이 커졌다. 집중력은 높아졌다. 지난 시즌 신인왕 고예림이 김선영과 레프트로 나선다. FA선수 황민경은 무릎 이상으로 출전이 부담스럽다. 서 감독은 “정대영이 얼마나 중심을 잘 잡아주고 다른 선수들이 서브리시브와 수비에서 안정을 찾아주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 GS칼텍스(A조)
▲IN=표승주(FA보상선수) 이나연(임의탈퇴 뒤 복귀) ▲OUT=정대영(FA이적) 김민지 이아청(이상 은퇴) 이숙자 양유나(이상 임의탈퇴) ▲대표팀 차출=배유나 한송이

시즌을 앞두고 변화가 많았다. 수석코치 등 2명이 빠져나갔다. 코보컵은 차해원 새 수석코치가 지휘한다. FA로 이적한 정대영의 보상선수 표승주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가 관심거리다. 높이가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표승주의 파워가 살아난다면 손해는 아니다. 이숙자의 은퇴로 세터는 정지윤-이나연 체제로 간다. 공백 끝에 복귀한 이나연은 70∼80%의 몸 상태다. 이소영과 김지수가 레프트, 안혜리가 라이트로 나선다. 이소영의 공격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다. 센터 최유정이 재활중이라 출전이 어렵다. 장보라가 공백을 얼마나 매워줄지 궁금하다. 이선구 감독은 국가대표팀 차출로 팀을 비워두면서 차 수석코치에게 몇 가지 숙제를 내줬다. 그 숙제를 선수단이 어떻게 준비했는지 코보컵에서 보여줘야 한다.


● 현대건설(B조)
▲IN=한유미 김세영(은퇴 뒤 복귀) 정다은(IBK에서 이적) ▲OUT=김수지(FA이적) 박슬기(임의탈퇴) 최양비(은퇴) ▲대표팀 차출=양효진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승진한 양철호 감독은 비시즌 동안 파격적인 행보를 했다. 실전경기를 많이 했다. 모든 선수들에게 똑같이 출전기회를 준 뒤 안고 갈 선수, 내보낼 선수를 추렸다. 그동안 기회가 없어 성공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가진 선수들에게 스스로 납득할 기회를 준 것이다. 양 감독은 “코트에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게 한 뒤 목표를 끌어올리지 못한 선수와는 작별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 팀의 문제점이 서브리시브와 수비 2단 연결인데 이 부분에 보완을 많이 했다”고 훈련성과를 평가했다.

코보컵은 황연주의 역량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 양 감독은 “공격의 절반인 양효진이 대표팀으로 빠져 해결능력을 가진 선수가 부족하다. 황연주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베테랑 김세영과 한유미를 영입하며 남보다 빠른 행보를 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센터다. 양효진-김수지 조합이 김세영과 1년차 정현주로 달라졌다. 출산으로 공백기를 가진 김세영은 아직 경기운영 능력이 전성기는 아니지만 제 역할은 충분히 할 것으로 봤다. 한유미는 수비부담이 커서 조커로 쓴다. 새 감독이 보여줄 배구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린 조직력의 배구다.


● 흥국생명(B조)
▲IN=김수지(FA이적) 곽유화(FA보상선수) 신연경(FA보상선수) ▲OUT=윤혜숙(FA미계약) 이진화(자유신분) 정민정, 조영은(이상 은퇴)

키워드는 자신감이다. 대표팀 차출이 없는 유일한 팀이다. 전력이 가장 알찬 팀이라는 주위의 평가에 더 부담스러워 한다. V리그 사상 두 번째 여성 사령탑에 오른 박미희 감독의 데뷔전이다. “리그라고 생각하고 하겠다. 우리로서는 실전경기”라고 박 감독은 말했다. 새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는 빠르고 부지런한 배구다.

김혜진 김수지가 센터에서 빠른 공격과 이동공격으로 새로운 공격패턴을 보여줄 것이다. 박 감독은 “높이는 이전과 비슷하다. 부지런히 이삭 줍듯 모든 선수들이 상대의 공격을 주워 올리는 배구를 하겠다. 한방으로 끝내기보다는 여러 번 때려서 점수를 내겠다”고 했다. 기업은행에서 보상선수로 온 신연경이 레프트에 정시영이 라이트로 선다. 주예나와 김혜선이 더블 리베로로 출전한다. 발목수술에서 회복중인 공윤희는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2년간 코보컵에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그래서 박 감독은 코보컵을 통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선수들도 경기 결과를 통해 이기는 경험을 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기를 원한다. 박 감독의 기대주는 세터 조송화다.


● KGC인삼공사(B조)
▲OUT=이보선 전하늘(이상 은퇴) ▲대표팀 차출=백목화

전력이 가장 안정적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움직이지 않아 변화가 없었다. 대표선수 차출(백목화)은 있지만 조직력으로 메울 수는 있다고 본다. 피로골절로 지난 시즌 중도하차했던 센터 이보람이 돌아왔다. 눈에 띄는 변화는 장영은이다. 센터에서 라이트로 변신한다. 시즌을 대비한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성희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나간다. 준비를 많이 했다. 다른 대회보다 남다른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회 때는 8명이 출전했다. 한수지가 센터롤 볼 정도로 어려웠지만 어려웠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상대의 범실을 유도하고 기본적인 것을 하겠다. 화려한 공격보다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는 끈끈한 배구를 준비했다”고 이 감독은 말했다.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 전지훈련도 가지 못하고 숙소에서 훈련만 반복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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