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천의 얼굴’ 하정우-‘절대 외모’ 강동원 시너지

입력 2014-07-2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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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닮은 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하정우(왼쪽)와 강동원. ‘군도:민란의 시대’로 공통점을 갖게 된 이들의 이름과 경력은 영화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온전히 하정우와 강동원으로 ‘군도’를 집중해부했다. 사진제공|영화사 월광

■ ‘군도’ 하정우vs강동원 SWOT 분석

의적이 된 백정 ‘도치’ 역 하정우
변화무쌍 캐릭터 소화능력에 노련미까지
다작으로 신비감 낮지만 ‘흥행 보증수표’

버림받은 서자 ‘조윤’ 역 강동원
4년만의 스크린 복귀·능동적 악역 기회
한양 유학파의 경상도 억양 흡입력 의문


두 남자가 있다.

외모도, 개성도, 활동해온 방식마저 전혀 달라 도무지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운 하정우(36)와 강동원(33)이다. 좀처럼 동시에 만나기 어려운 두 스타를 하나의 스크린에 모은 영화는 23일 개봉하는 ‘군도:민란의 시대’(군도·감독 윤종빈). 조선시대 철종 시기가 배경인 영화는 극에 달한 탐관오리의 폭정에 반기를 든 민초들의 이야기다. 개봉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2시 예매율은 64%까지 올랐다. 기대심리의 반영이다. 제작비 규모 170억원 대작의 책임을 나눠 맡은 하정우와 강동원의 면모를 ‘SWOT 전략’으로 들여다본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기댄 입체분석이다.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


● 하정우 (천민 백정에서 의적으로 변모하는 남자, 도치)


STRENGTH(강점)…하정우라는 그 이름

처음 ‘대세’란 수식어를 차지한 주인공. 살인마(‘추격자’), 조선족(‘황해’), 첩보원(‘베를린’)에 이어 백정까지 맡았다. 하지만 어울리지 않는 배역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마다지 않는 자신감과 대부분 적절하게 소화한 노련미, 대다수 흥행에 성공한 타율까지. 윤종빈 감독은 그런 하정우를 두고 “천의 얼굴”이라 평했다.


WEAKNESS(약점)…다작에 따른 소모?

강점이 곧 약점이 되는 경우. 출연편수가 워낙 많고 대중 노출 빈도가 높은 탓에 스타의 필수요소인 ‘신비감’이 덜하다. 게다가 벌써 4편째 이어진 ‘하정우 주연·윤종빈 연출’은 관객에게 신뢰와 동시에 예상 가능한 이미지를 만든다.


OPPORTUNITY(기회)…‘남남 케미’

흥미로운 조합이다. 적어도 스크린에서 하정우는 여자보다 남자와 더 맞는다. 억지라고? 흥행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첫 흥행작 ‘추격자’ 김윤석부터 ‘국가대표’ 성동일,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최민식까지. 매번 ‘형님’들과 손잡고 흥행을 맛봤다. 이번엔 위치를 바꾼 실험. 강동원은 그보다 세 살 어리다.


THREAT(위협)…‘포기한’ 비주얼

상대 배우가 강동원이다. “머리카락을 미는 순간 다 포기했다”는 하정우의 말처럼 ‘군도’ 속 모습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강동원과 같이 나오는데 아무리 애써봤자 게임이 안 된다”는 하정우의 영리한 포기선언은 그래서 나왔다. 첫 등장 장면부터 관객에게 던지는 여파는 상당하다.


● 강동원(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서자, 조윤)


STRENGTH(강점)…충격에 가까운 외모

스크린에 강동원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윤종빈 감독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절대적인 외모”라고 했다. 배우에게 외모를 뛰어넘는 ‘아우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살아있는 사례다. 도포자락 휘날리는 액션 장면은 오직 강동원이기에 가능했다.


WEAKNESS(약점)…액션과 연기의 불균형

5개월 동안 액션 훈련에 집중했다. 노력은 결과를 만든다. 액션에 관한 한 압도적인 완성도. 다만 후천적 악인 조윤을 표현하는 흡입력은 물음표다. 영화 배경이 전라남도 나주인 탓에 하정우 등 군도 무리는 사투리를 쓴다. 극중 조윤은 ‘어릴 때 한양으로 유학 간’ 설정. 감독의 세심한 배려에도 ‘아직도’ 자신의 고향인 경상도 억양을 어쩌지 못한 모습은 ‘옥에 티’로 남는다.


OPPORTUNITY(기회)…4년 만!

군 제대 후 첫 작품. 2010년 ‘초능력자’ 이후 4년 만이다. 배우로선 드물게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을 형성했다. 극장에서 두세 번쯤 거뜬히 봐줄 ‘내 편’이 많다는 의미. 게다가 그가 표현한 악역은 진화했다. 강동원은 “그동안 수동적인 악역을 몇 번 했지만 ‘군도’에선 자의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능동적인 악인”이라고 ‘변화’를 자신했다.


THREAT(위협)…‘전설의 고향?’

영화 속 한 장면이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평가’가 완벽히 엇갈렸던 결정적 장면. 함정에 빠진 조윤에게 악의 기운이 솟아나는 순간, 상투가 잘려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시사회로 영화를 먼저 본 관객들에겐 ‘전설의 고향 장면’으로 이름 붙었다. 화제는 화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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