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바이 미] 박성호-이준석 실장, 어머니 병간호에 수술비까지 낸 우정

입력 2014-07-2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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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박성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박성호와 매니저 이준석 실장

초등학교 6학년 시절, 같은 반 친구로 동네를 휩쓸던 두 아이는 28년이 지난 지금, 개그맨과 매니저로 변함없는 우정을 지키고 있다. 개그맨 박성호(40)와 매니저 이준석 실장은 이제 숨소리, 눈빛만 봐도 기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찰떡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박성호가 KBS 13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1997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그저 친한 친구 사이였다. 하지만 이 실장이 2000년부터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 섭외를 담당하는 에이전시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박성호와 더욱 깊은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이 실장이 박성호의 매니저가 되기로 결심한 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2009년 6월 어느 날, 이 실장의 어머니가 갑자기 화장실에서 뇌출혈로 쓰려져 다섯 번의 뇌수술을 받게 됐다. 이 실장과 친형제처럼 자란 박성호는 자신의 일처럼 인천에서 서울 여의도로, 다시 서대문으로 병원을 수소문하며 친구의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10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와 입원비도 박성호가 도맡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2010년 7월 세상을 떠났다. 은혜를 갚을 길 없던 이 실장은 그해 8월, 박성호에게 말했다. “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내가 갚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그때부터 이 실장은 ‘공식적인’ 박성호의 매니저가 됐고, 어머니로 저장돼 있던 휴대전화 단축키 1번은 박성호가 됐다.

두 사람 사이에는 계약서가 따로 없다. 박성호와 이 실장의 말처럼 “언제든지 남남이 될 수 있는” 사이다. 하지만 농담 속에 묻어나는 진한 우정은 숨길 길이 없다. 이 실장은 “30년 가까운 친구이니 공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힘들다. 친한 친구와는 돈 거래를 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늘 돈 얘기를 해야 하는 것도 고역이다. 지난 1년 동안 메시지로 나눈 대화 내용을 보니 일 관련 대화 밖에 없더라”며 웃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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