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이 조영훈 편지에 감동 받은 사연

입력 2014-08-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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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선동열 감독은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항상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경기가 끝난 후 사복차림일 때는 웃음도 많고 깍듯한 매너로 상대방을 사로잡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만큼은 ‘국보급 투수’로 타자를 압도했던 현역 때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런 탓일까. KIA에서는 나지완 정도만 감독에게 먼저 다가가 응석을 부리는 강한 정신력을 보여줄 뿐 대부분 선수들은 무척 어려워한다.

그런 선 감독이 만날 때마다 따뜻하고 애틋한 눈길로 인사하고 항상 응원하는 타 팀 선수가 있다.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NC전을 앞두고 훈련을 지켜보던 선 감독에게 덩치 큰 선수가 다가와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했다. 선 감독은 “어~그래, 영훈아. 항상 수고한다”고 답했다. 짧은 만남, 이제 유니폼이 다른 스승과 제자는 따뜻한 웃음으로 많은 것을 대신했다.

선 감독은 조영훈을 만날 때마다 특별한 인연을 자주 말한다. 이날은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특별한 사연을 말했다. 삼성 사령탑 시절 항상 조영훈의 성실한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봤던 선 감독은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애썼다. KIA 감독이 된 후에는 트레이드로 영입해 주전 1루수로 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영훈은 2012시즌이 끝난 후 NC의 특별지명으로 다시 한번 스승과 이별했다.

선 감독은 “오키나와에 전지훈련을 갈 때마다 즐겨 찾는 꼬치구이 식당이 있다. 2013년 캠프 때 그 집에 갔더니 주인이 ‘누가 맡겨놨다’며 편지 하나를 주더라. 2012년 겨울 결혼해 오키나와로 신혼여행을 다녀간 영훈이가 나중에 쓴 편지였다”고 말했다.

조영훈은 선 감독이 캠프 때 그 식당을 찾을 거라고 생각하며 “꼭 전해 달라”는 말과 함께 편지를 맡겨 놨던 것이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처럼 큰 감동이 전해졌다. 선 감독은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앞으로 더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조영훈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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