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해무·해적·군도 대작들의 4인방 감초열전

입력 2014-08-1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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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렸다. 낮은 인지도 탓에 ‘빛’을 볼 기회는 적었지만, 묵묵히 기다린 덕분에 존재감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여름 대작 4편에서 주연 못지않게 활약을 펼친 조연 ‘4인방’.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명량’ 이승준, ‘해무’ 유승목, ‘해적’ 김원해, ‘군도’ 윤지혜. 사진제공|빅스톤픽쳐스·(주)해무·하리마오픽쳐스·영화사 월광

“18년만에 명품조연으로 떴소”

‘명량’ 이승준 연극 출신 18년만에 인기
‘해무’ 유승목 팔색조 연기 무명설움 끝
‘해적’ 김원해 10년 난타 공연 내공 발휘
‘군도’ 윤지혜는 여고괴담 후 조연 재기


13일 ‘해무’가 개봉하면서 치열했던 여름 대작 경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연일 ‘신기록’과 화려한 ‘스타’가 만드는 화제 속에 반짝반짝 빛을 내는 조연배우 역시 어김없이 탄생했다. 탄탄한 내공으로 ‘신 조연시대’를 연 4인방 이승준, 유승목, 김원해 그리고 윤지혜다. 각기 다른 사연과 경력을 지녔지만 모두 대작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 ‘명량’ 이승준(안위 역)

‘명량’의 신기록 덕에 여러 조연들이 주목받지만 단연 시선을 끄는 인물은 이승준(41)이다. 실존인물 안위 장군을 연기한 그는 수세에 몰린 이순신을 믿고 따르는 우직한 모습으로 관객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는다. 1996년 연극을 시작해 18년 만에 얻은 인기다.

사실 안위 역을 둘러싼 출연 경쟁은 치열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 낮은 이승준이 낙점된 건 김한민 감독과 쌓은 ‘신뢰’ 덕분. 감독은 2011년 ‘최종병기 활’에 그를 캐스팅해 청나라 장수 역을 맡겼다. 이승준은 제 몫을 해냈고 인연은 ‘명량’으로 이어졌다. 차기작은 10월 개봉하는 ‘카트’. 그가 가장 활발한 조연배우로 주목받는 이유다.


● ‘해무’ 유승목(경구 역)

연극부터 시작해 단편·독립영화를 거쳐 상업영화 단역까지 밟지 않은 과정이 없다. ‘해무’에서 ‘돈’과 ‘색’에 몰두하는 선원 경구를 연기한 유승목(45). 1999년 영화 ‘박하사탕’의 단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해, 이름을 알리기까지 15년이 걸렸다.

유승목은 영화에서 핏빛 욕망에 휩싸인 역할을 섬뜩하게 소화했다. 사건을 주도하는 인물 역시 그다. 비중이 상당한 역을 ‘인지도 낮은’ 유승목이 맡을 수 있었던 건 적극적인 ‘자기표현’ 덕분이다. 그는 ‘살인의 추억’으로 안면이 있던 제작자 봉준호 감독에게 출연 욕심을 전했고, 연출자 심성보 감독에겐 의지를 담은 편지를 썼다. 개봉 전 봉 감독은 “팔색조 같은 유승목은 제 몫을 해냈다”고 만족해 했다.


● ‘해적:바다로 간 산적’ 김원해(춘섭 역)

김원해(45)의 ‘공연 경력’은 영화보다 화려하다.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 참여했고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의 성공을 이끈 주역. 10년 ‘난타’ 공연의 ‘내공’이 전해진다.

영화에서 그는 코미디를 전담한다. 함께 출연한 유해진과 펼치는 ‘찰진’ 호흡이 상당히 매력적이란 평가. 앞서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로 쌓은 코믹 재능을 스크린에서 여과 없이 풀어냈다. 장르의 구분을 두지 않는 활약도 강점. 인기리에 막을 내린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으론 10∼20대 젊은 팬까지 확보했다.


● ‘군도:민란의 시대’(윤지혜 마향 역)

윤지혜(35)의 활동과 각오는 좀 특별하다. 주연으로 출발했지만 조연으로 ‘다시 시작’하기 때문. ‘군도’의 홍일점 마향을 연기한 그를 두고 일부 관객은 ‘신인’이라 칭하지만 사실 1998년 ‘여고괴담’의 주인공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더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은, 그의 표현대로, “인지도에서 밀려 번번이 무산된” 탓이다.

욕심 덜고 조연으로 돌아온 윤지혜는 그래서 더 눈에 띈다. ‘군도’의 윤종빈 감독은 “기존 이미지가 강한 여배우보다 진짜 배우 같은 배우”라고 평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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