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역대 1위 경신②] 배 12척으로 1362 만 명을 이끈 최민식의 힘

입력 2014-08-16 0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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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배우 최민식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연작 ‘명량’이 개봉 10일 만에 1000만 명의 관객수를 돌파하면서 천만클럽에 가입했다. 그런데 또 다시 일주일 만에 한국 영화계 사상 최다 관객수를 모은 주인공이 됐다.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명량’(감독 김한민)은 개봉 18일 만에 누적 관객수 1362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아바타’ 이후 5년 만에 흥행 기록을 뒤집은 것이다.

‘명량’의 신드롬은 최민식의 공이 크다. 성웅 이순신으로 분한 그는 330척의 왜군에 맞서 적진의 허를 찌르는 고도의 심리전과 독창적 전략가로서의 면모,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줄 아는 진정한 리더로서 위용과 용맹을 보여주며 카타르시스를 전하며 영화를 지배했다. 특히 61분의 해전에서 불가능에 맞서 싸운 이순신의 모습을 보여준 최민식은 관객들의 마음에 울림을 전달했다.



또한 돋보였던 것은 성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의 모습도 보여줬다는 것. 그동안 이순신의 용맹함이 돋보인 이전 작품에 비해 최민식은 혼돈의 군란에서 강인한 장수의 모습 이면에 두려움과 외로움을 감춘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을 드러냈다. 특히 먼저 보낸 전우들의 환영을 보며 죄의식에 쌓이며 인간으로서 약한 면모를 보이는가 하면 마지막 거북선이 불타 없어지는 것을 보며 오열하는 장수의 슬픔을 표현한 장면은 영웅이기 전 한 명이 인간이었던 이순신의 처절함을 잘 나타냈다.

무엇보다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백성을 향한 이순신의 모습이었다. 아들에게 “충(忠)은 백성을 향한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목숨을 바쳐 적과 맞서 싸우며 승리를 이끌어낸 이순신 장군을 묵직하면서도 진심 어린 마음으로 연기한 최민식은 현시대를 관통하는 공감대와 울림을 전했다.

그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명량’이 개봉하기 전 있었던 의심도 눈 녹듯 사라졌다. 그의 전작인 ‘신세계’(2003),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악마를 보았다’(2010) 등 다소 센 악역을 도맡아 왔던 터라 이순신 장군 이미지에 어울리겠냐는 평도 많았고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 장군 역을 연기한 명배우 ‘김명민’이라는 산도 넘어야 한다는 말도 많았다. 하지만 개봉한 이후 그런 말은 사그라졌다. 최민식은 눈빛만으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깊은 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 연기로 두려움과 포기를 모르는 이순신 장군의 신념과 용기에 생명력을 더했다. 그가 역대 흥행 메이커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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