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역대 1위 경신③] 이 정도면 미다스의 손, 흥행 메이커 류승룡의 놀라운 감각

입력 2014-08-16 0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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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미다스의 손이다. 배우 류승룡이 3년 연속 ‘천만배우’라는 기록에 이어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명량’(감독 김한민)은 개봉 18일 만에 누적 관객수 1362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아바타’ 이후 5년 만에 흥행 기록을 뒤집은 것.

이로써 류승룡은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명), 2013년 ‘7번방의 선물’ (1281만 명)에 이어 ‘명량’(1362만 명․8월 16일 기준)으로 세 번째 1000만 기록을 세운 배우이자 한국 영화계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배우로 이름을 새기게 됐다.

류승룡의 첫 1000만 영화는 ‘광해, 왕이 된 남자’였다. 그는 극중 독살 위기에 처한 광해군을 지키기 위해 광대인 하선을 데리고 와 왕 역할을 시킨 조정의 브레인이자 킹 메이커 ‘허균’ 역을 맡았다. 류승룡은 이병헌과 함께 진지함과 재미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호연을 보여주며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보여줬던 ‘더티 섹시’의 매력과는 또 다른 카리스마를 보이며 흥행보증수표가 됐다. 당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38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현재 역대 박스오피스 6위)


5개월 뒤, 류승룡은 두 번째 1000만 영화를 터트렸다. 바로 원톱으로 나선 ‘7번방의 선물’이었다. 6살 지능의 바보 아빠 ‘용구’ 역을 맡은 류승룡은 7살 딸 예승 역으로 나온 갈소원을 향한 뜨거운 부성애를 표현하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부성애 외에도 류승룡은 각박한 세상 속 소시민의 아픔, 하지만 그 안에서 찾은 희망 등을 표현하며 1000만 관객의 공감을 샀다. (현재 역대 박스오피스 5위)

올해는 ‘명량’이다. 류승룡은 이순신을 제거할 적임자로 투입된 왜군의 용병 장수 ‘구루지마’ 역을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었다. ‘명량’서 류승룡의 존재감은 배우의 역량에 비해 미비했다. 이순신 캐릭터에 치중할 수 없는 작품이기에 최민식의 존재감이 강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류승룡은 진즉에 각오한 일이었다. ‘명량’의 메가폰을 잡은 김한민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류승룡이 투톱 영화가 아니었지만 흔쾌히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량이 아닌 사명감으로 이 작품에 임했던 것. 그것만으로도 그가 이뤄낸 기록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류승룡이 참여한 1000만 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그리고 ‘명량’은 신기하게도 공통점이 있다. 일명 ‘낮은 자’를 위한 작품이다. 내 목숨이 귀하다던 하선의 외침, 순수한 소시민의 희망 메시지, 그리고 충(忠)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은 관객들의 쓰린 마음속을 따뜻함으로 켜켜이 채워 넣는다. 어떻게 보면, 류승룡이 충무로의 흥행보증수표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가 바로 ‘우리’를 연기하고 있으니까.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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