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15일 목동 두산전에서 시즌 38호와 39호 대포를 연타석으로 작렬했다. 첫 홈런은 넥센이 3-2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하던 3회말 1사 후 나왔다. 상대 선발 노경은의 초구 직구를 힘껏 걷어 올렸고, 타구는 목동구장 전광판 한가운데 가장 높은 부분을 넘어 145m를 까마득하게 날아갔다. 박병호에게는 올 시즌 벌써 다섯 번째 목동구장 장외홈런. 비거리 145m짜리 아치 역시 6월 10일 목동 삼성전에서 친 시즌 27호 이후 두 번째다. 이뿐만 아니다. 박병호 자신이 지난해 때려낸 37개를 넘어 자신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썼다.
한번 달아오른 방망이는 또 한번 일을 냈다. 팀이 4-2로 앞선 5회 무사 1루서 또 다시 노경은의 2구째 직구(142km)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39호포. 승리에 쐐기를 박고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는 한 방이었다. 이와 함께 박병호는 2010년 롯데 이대호(44개) 이후 처음으로 40홈런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2003년의 삼성 이승엽(56개)과 심정수(53개) 이후 11년 만의 50홈런 타자 탄생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박병호는 올 시즌 100경기에서 39개의 홈런(경기당 0.38개)을 쳤는데, 산술적으로 128경기가 종료됐을 때 딱 5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홈런 2위인 팀 후배 강정호(34개)과의 격차도 다시 5개로 벌어졌다. 삼성 이만수(1983~1985년), 빙그레 장종훈(1990~1992년), 삼성 이승엽(2001~2003년) 이후 역대 네 번째로 홈런왕 3연패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병호는 경기 후 “팀이 점수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홈런이 나와서 기분 좋다. 무엇보다 지난해 나의 홈런 개수를 넘길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40홈런을 의식하거나 생각한 적은 없지만, 만약 달성한다면 개인적으로 영광일 것 같다”고 담담한 소감을 밝혔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