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판 마르바이크와 협상 결렬”… 대표팀 감독 또 미궁속으로

입력 2014-08-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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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기술위원장. 사진제공|KBS

연봉·세금·한국 체류일수·주거문제 이견
라예바치·산투스·핌 베어벡 ‘플랜B’ 거론
협상도중 중간브리핑…카드 대부분 노출
다른후보와 협상서 우위선점하기 힘들 듯

차기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 유력 후보로 꼽혔던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62·네덜란드) 감독 선임이 물거품이 됐다.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17일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계약이 끝내 결렬됐다. 서로가 원하는 바가 달랐다. 세부조건이 맞지 않았다. 순차적으로 다음 후보들과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구협회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의 협상 결렬 사실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18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축구협회는 구체적 협상 결렬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판 마르바이크 감독 측과 연봉 및 이에 따른 세금 문제, 국내체류일수, 주거 등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9월 A매치 2연전(5일 베네수엘라·8일 우루과이) 이전까지 새 사령탑을 뽑으려던 축구협회의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됐다.


● 축구협회의 플랜B는?

기술위는 곧바로 플랜B에 돌입한다. 이제 관심은 영입 제2·제3 후보였던 감독들이 누구인지로 모아진다. 기술위는 판 마르바이크 감독 외의 인물과는 공식적 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다. 복수의 축구협회 핵심 관계자들은 “나머지 2명의 후보 모두 유럽 출신”이라고 말했다.

2010남아공월드컵 당시 가나를 8강으로 이끈 밀로반 라예바치(60·세르비아) 감독,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그리스를 16강에 올린 페르난두 산투스(60·포르투갈)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한때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핌 베어벡(58·네덜란드) 감독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산투스 감독의 경우, 브라질월드컵 종료 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8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아 당장 지휘봉을 맡길 수는 없는 까닭에 후보에서 제외됐을 가능성도 있다.


● 플랜B의 변수는?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접촉할 때와 상황이 또 다르다. 축구협회가 가진 ‘협상 카드’의 많은 부분이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외부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상 주도권도 상대쪽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지급 가능한 기본 연봉(20억원+α)부터 성적 옵션 등에 대해 남은 후보군이 우리의 패를 먼저 읽고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아울러 축구협회가 향후 접촉할 후보들이 애초 1순위가 아니었음이 드러난 사실도 부정적인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이미 네덜란드를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이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협상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왔던 터라, 다른 후보들이 ‘독이 든 성배’에 비유되는 한국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더욱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의 협상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대가가 너무 커져버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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