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세월도 막지 못하는 주희정의 ‘못말리는 열정’

입력 2014-08-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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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 사진제공|KBL

주희정. 사진제공|KBL

노장 대거 은퇴 속에도 선수생활 이어가
18번째 시즌 대비 연습경기 도중 코뼈골절
공인구 교체에 ‘매일 슈팅 1000개’

프로농구 각 구단은 최근 5년간 ‘젊음 선호사상’이 유독 강했다. 많은 팀들이 20대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면서 경쟁에서 밀려난 30대 중반의 노장선수들은 대거 코트를 떠났다. ‘농구대잔치세대’는 지난해 서장훈(40)의 은퇴를 끝으로 모두 제2의 인생길에 올랐고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프로농구 중흥을 이끌었던 선수들도 코트를 떠났다. 이 가운데에 SK의 가드 주희정(37)은 여전히 노장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 18번째 시즌 맞는 ‘리그 최고참’

주희정은 2013~2014시즌 후배인 김선형(26), 변기훈(25)의 뒤를 받치는 식스맨이자 결정적인 순간 팀을 구해내는 해결사로 활약하면서 식스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BL 출범이래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선수가 식스맨상을 수상한 것은 주희정이 처음이다. 지난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주희정은 SK와 계약기간 2년, 보수총액2억2000만원(연봉1억5500만원·인센티브 6500만원)에 자유계약선수(FA)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KBL에서 주희정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혼혈선수인 문태종(39·LG) 뿐이다. 1997~1998시즌 데뷔한 주희정은 자신의 18번째 시즌인 2014~2015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2년 뒤면 우리나이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비 시즌에도 꾸준히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주희정은 지난 12일 경희대와의 연습경기 도중 상대선수의 팔꿈치에 안면부위를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해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그는 “농구하다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당분간은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수술 후 일주일 만에 다시 팀 훈련에 합류했다.


● 공인구 교체…‘매일 슈팅 1000개’

‘연습벌레’ 본능도 여전하다. KBL은 최근 공인구를 스타에서 나이키 농구공으로 교체했다. 1997년 KBL출범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18번째 시즌을 맞는 주희정은 KBL에서 어느 선수보다 스타 농구공을 오랫동안 사용해 온 선수다. 그는 “농구를 시작한 이래 30년 가까이 스타 볼로 농구를 해왔다. 그나마 몰텐 볼은 대표팀 때 사용해서 익숙한데, 나이키 공은 진짜 낯설다”고 말했다. 새 공에 익숙해지기 위해 그는 매일 슈팅 1000개를 던지고 있다. 주희정은 “나는 본래 슛이 좋지 않았던 선수다. 낯선 공을 쓰려다보니 슛이 안날아 간다. 다시 슛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매일 1000개 씩 슛을 던진다. 던지는 개수가 많아서 그런지 밤 11시가 다 되어야 슈팅 연습이 끝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가는 세월도, 코뼈 골절도, 공인구 교체도 주희정의 열정을 식히지는 못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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