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좌완 희망 함덕주 “형들한테 안 질래요”

입력 2014-08-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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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주. 스포츠동아DB

두산의 ‘좌완투수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 신인투수가 나타났다. 함덕주(19)가 그 주인공이다.

함덕주는 28일 잠실 삼성전에서 7회 1사 2·3루서 마운드에 올라 채태인과 최형우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8회초에는 이승엽을 단 3개의 공으로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뿐 아니다. 이전 등판이었던 27일 잠실 LG전에서도 비록 지는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막강한 좌타라인을 상대로 1.1이닝 1볼넷 1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원주고 출신의 함덕주는 2013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에 지명됐다. 지난해 1군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1.1이닝 5실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 그러나 올 시즌 6월 20일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8일까지 올 시즌 20경기에 등판해 1승, 방어율 4.86(16.2이닝 9자책점)을 기록했다. 7월 31일 사직 롯데전에서 2이닝 7안타(1홈런 포함) 6실점으로 대량실점한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19경기 자책점은 3점(방어율 1.84)에 불과하다. 7월에는 볼넷을 주자 내주면서 흔들리는 듯했지만 8월 들어 안정세를 찾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는 5이닝을 던져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8월에만 7.1이닝을 던져 11삼진을 뽑아냈다.

주로 좌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고 있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등판 횟수가 많아질수록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의 호투는 팀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4위 싸움을 하고 있는 두산은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선발진 부진으로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뒷문이 헐거워진 상태다. 만약 함덕주와 같은 신인투수가 힘을 내면 불펜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같은 좌완투수인 이현승의 부담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고개를 갸웃했다. 함덕주는 29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지금 내가 잘 던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황에 맞게 던지고 있을 뿐이다”며 “그냥 경기에 많이 나가게 돼 좋다. 많이 던지면 팔이 무거울 때도 있는데 2군에서도 이틀에 1번씩 3이닝, 4이닝씩 던진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정면으로 승부하는,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만큼이나 올 시즌 각오도 다부지다. 함덕주는 “내가 좌완투수라고 해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군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다. 형들에게 밀리기 싫다는 마음뿐이다. 그러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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