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팬, 카가와 신지에 편지 “맨유 시절 실패, 네 탓 아냐”

입력 2014-09-04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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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 키다 홈페이지 캡처.

[동아닷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 한 명이 친정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돌아간 일본인 미드필더 카가와 신지(25)에게 쓴 장문의 편지가 공개됐다.

익명의 맨유 팬은 4일(이하 한국시각) ‘스포츠 키다’를 통해 카가와 신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편지를 전했다.

그는 “당신이 맨유에 왔을 때 나는 그것을 운명이라 불렀다. 2년이 지나 당신이 맨유를 떠났을 때 나는 그것을 부당한 처사라고 부른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당신이 맨유에 도착했을 때 모든 맨유 팬들은 진심으로 흥분했다. 당신이 도르트문트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것을 본 우리는 클럽을 바꿀 세계적인 선수와 계약했다고 믿었다”며 카가와의 입단 당시를 회상했다.

또 “우리는 당신이 맨유의 10번 포지션을 소화할 것이라 기대했다. 맨유는 윙어를 활용한 4-4-2를 고수해왔다. 우리는 당신이 클럽의 현대화를 가져올 것으로 믿었다. 루니와 당신의 연계 플레이를 상상하며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며 카가와에 대한 기대감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 팬의 기대와는 달리 카가와는 결국 맨유에서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떠났다. 이에 대해 이 팬은 “2년 동안 당신은 제 포지션에서 뛴 적이 거의 없다. 왼쪽 윙 포지션은 당신의 창의력을 묶어버렸다”고 옹호했다.

전임 감독에게도 화살을 돌렸다. 그는 “데이비드 모예스가 오면서 더 망가졌다. 팀 케이힐이나 마루앙 펠라이니 유형의 10번 포지션 선수를 기대한 감독이 바보 같았다”며 모예스 감독이 카가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팬은 “맨유 같은 빅 클럽에서 재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운명, 행운 등이 필요했지만 당신은 그 요소들을 갖추지 못했다. 당신은 2년 동안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지만 어떤 불만도 없었다. 항상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며 카가와의 성실함을 높이 샀다.

마지막으로 이 팬은 “이제 당신은 다시 모두가 당신을 좋아하는 곳으로 돌아갔다. 감독은 어디에서 당신의 능력이 최고로 발휘되는지를 안다. 모든 맨유 팬을 대신해 도르트문트에서의 성공을 기원한다. 나는 맨유가 당신을 보낸 것을 후회하길 바란다. 카가와 신지를 찬양하는 맨유 팬이”라며 글을 끝맺었다.

한편, 지난 2010년 세레소 오사카에서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카가와는 2시즌 동안 도르트문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진출했지만, 맨유에서 2시즌 동안 57경기 출전 6골에 그치면서 결국 친정팀 복귀를 선택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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