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비 생전 소원 이뤄주자” 팬들 하나 되다

입력 2014-09-0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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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 살, 꽃다운 나이에 은비는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안타까움 죽음에 팬들은 그에게 ‘음원차트 1위’라는 마지막 선물을 전했다. 4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빈소에서 영정 속 고인이 미소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듯하다. 동아닷컴DB

레이디스 코드 부른 ‘아임 파인 생큐’
음악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 휩쓸어


‘아무일 없듯이 살아가다 보면/혹시 나를 잊을 수도 있죠/아주 가끔 내 생각이 나더라도/잘 있으니 걱정 말아요’/너무 보고 싶어 힘들어질 때면/바람 되어 불어주고/가끔 저 언덕에서 내 이름 부르며/달려와 힘껏 안아 주렴’.

이별 뒤 서정을 노래한 곡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레이디스 코드(애슐리·리세·은비·소정·주니)에게 작은 ‘기적’을 안겨주고 있다. 은비(고은비·21)가 세상과 이별하던 날 ‘음원차트 1위’의 생전 소원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작년 9월 레이디스 코드 두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인 ‘아임 파인 생큐’가 사고 당일인 3일 오후 11시 멜론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른 후 4일 지니, 벅스뮤직, 네이버뮤직 등 다른 음악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은비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팬들이 ‘고인의 소원을 이뤄주자’며 ‘아임 파인 생큐’의 미리듣기 서비스를 집중 이용했고, 다른 가수 팬들까지 합세해 국내 모든 음원차트 1위를 만들어냈다. 아픈 이별에도 ‘나는 괜찮다’고 말하는 노래가 결국 레이디스 코드에겐 ‘팬들에 전하는 메시지’가 된 셈이다.

한편으로 레이디스 코드의 사고와 관련해 안타까운 사연도 함께 전해져 많은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레이디스 코드의 사고 차량이 애초 이들의 전용차가 아니라 사고 당일 렌터카업체에서 임시로 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전용 차량은 검정색 올 뉴 카니발 하이리무진. 하지만 대구로 가던 길에 엔진고장으로 운행이 불가능해 레이디스 코드 측은 렌터카업체로부터 문제의 그랜드 스타렉스를 빌렸다.

경찰은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해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로 차량을 보냈다. 조사는 약 1주일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소속사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4일 “은비의 장례와 리세의 무사 회복이 먼저”라면서도 “국과수 분석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은비의 빈소에는 양동근 에이핑크 B1A4 달샤벳 방탄소년단 등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은비는 5일 영결식 후 화장돼 경기 광주시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영면한다.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약 11시간 동안 수술을 받은 리세는 여전히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광대뼈 골절상을 입은 소정은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5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며, 부상은 작지만 큰 충격을 받은 애슐리, 주니는 같은 병원에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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