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동아닷컴DB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놓고 시즌 내내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3일(한국시간)부터 열리는 주말 3연전을 통해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장소는 자이언츠의 홈구장 AT&T 파크다.
지금까지 두 팀은 13차례 대결을 펼쳐 자이언츠가 7승6패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다저스는 원정에서 4승2패로 앞섰다. 특히 지난 7월 26일부터 열린 3연전에서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잭 그레인키-클레이튼 커쇼-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원 투 쓰리 펀치를 총 출동시키는 승부수를 던져 시리즈를 싹쓸이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매팅리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에 두 차례나 변화를 주며 세 명의 투수를 자이언츠전에 투입해 두 팀의 격차를 더욱 늘리겠다는 각오다.
● 류현진 15승 재도전
지난 7일 류현진(27)은 홈에서 애리조나 디백스를 상대로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시즌 15승 달성에 실패했다. 최고 95마일(153km)에 달하는 불 같은 강속구와 최근 결정구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운명의 7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2점을 빼앗겨 승리 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찬호에 이어 코리언 빅리거로 시즌 15승째에 두 번째로 도전하는 류현진의 앞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상대 선발로 자이언츠의 좌완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25)가 출격하기 때문이다. 최근 등판한 4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범가너는 개인 최다인 17승(9패)째를 따내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에서 커쇼에 이어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방어율도 3.02로 내셔널리그 14위에 랭크, 16위인 류현진(3.16)보다 조금 앞서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는 류현진이 2승1패로 우위를 보였다.
● 화끈한 방망이로 무장한 SF
류현진의 자이언츠전 출격은 이번이 9번째다. 같은 지구에 속한 이유도 있지만 가장 많이 상대한 팀이 바로 라이벌 자이언츠다. 지난해에는 2승2패(방어율이 2.48)를 마크했고, 이번 시즌에는 2승1패로 기록했지만 방어율이 5.40이나 된다.
다저스와 마찬가지로 자이언츠도 투수력을 앞세우는 팀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팀 타율이 0.229에 불과했던 7월과는 달리 8월에 0.288로 페이스를 끌어 올렸고, 이번 달에는 3할대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포수 버스터 포지(27)가 있다. 9월에만 5할이 넘는 불꽃타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포지는 류현진을 상대로 21타수5안타(0.238)로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찬스에 유독 강하기 때문에 장타를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 류현진의 천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앙헬 파간(0.556)과 헌터 펜스(0.429)도 경계의 대상이다.
● 초반 승부의 중요성
지금까지 자이언츠에게 당한 3차례 패전 경기를 보면 모두 선취점을 빼앗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지난 4월 5일 열린 홈경기에서는 1회에만 6점을 빼앗기는 등 2이닝 8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반면 먼저 점수를 내주고도 승리 투수가 된 것은 지난 7월28일 원정에서 4-3으로 역전승을 한 경기가 유일하다. 나머지 경기는 모두 다저스가 선취점을 뽑아낸 후 류현진의 호투가 이어져 좋은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와는 달리 류현진은 경기 초반 점수를 허용하는 것이 눈에 띄게 줄었다. 25차례 선발 등판에서 2회 이전에 실점을 한 경우는 고작 3차례 뿐이다. 그만큼 경기 운영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방증이다.
지난 7일 애리조나 디백스전에서 류현진은 한 경기 최다 기록과 같은 114개의 공을 던졌다. 이번에는 상대가 최대 라이벌이니만큼 자이언츠전에서는 투구수 관리보다는 초반부터 전력 투구를 펼쳐 기선을 확실하게 제압하는 것이 15승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