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채병용 완투승 “4459일 만이야”

입력 2014-09-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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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9일 만에 거둔 완투승. SK 채병용이 11일 문학 넥센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지고 있다. 9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져 2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넥센전 9이닝 2실점…프로 3번째 완투
은퇴의 기로에서 부진 만회하는 속죄투
“완투 얼떨떨…패기와 힘으로 밀어붙였다”

완투승까지 무려 4459일이 걸렸다. SK의 우완투수 채병용(32)이 값진 완투승을 거뒀다. 채병용 개인은 물론 힘겨운 4위 싸움을 하는 팀에 큰 힘이 되는 완투승이었다.

채병용은 11일 문학 넥센전에서 9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면서 4안타 2볼넷 1삼진 2실점으로 상대 강타선을 틀어막고 프로 3번째 완투승을 거뒀다. 프로 첫해인 2002년 2차례 완봉승(5월 17일 마산 롯데전, 6월 27일 수원 현대전) 이후 무려 12년, 4459일 만에 거둔 짜릿한 완투경기였다. 채병용은 시즌 8승째를 따내며 방어율도 6.77에서 6.41로 끌어내렸다.


● 은퇴의 기로에서 던진 속죄투

채병용은 9회 2사에서 이성열에게 안타를 내줬다. 다시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윤석민과 대결. 그러나 뚝심 있는 베테랑은 쉬이 흔들리지 않았다. 2B-2S 상황에서 던진 5구째 140km 직구가 유격수 땅볼로 향하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경기 종료. 그는 편안한 얼굴로 크게 한숨을 내쉬며 배터리를 이룬 포수 정상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채병용은 올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지만 좀처럼 이전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2차례 등판(선발 21번)에서 퀼리티스타트는 모두 6차례. 6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도 7차례에 불과했다. 최근 3차례 선발등판은 더욱 아쉬웠다. 5일 문학 롯데전에서 던진 4이닝이 가장 많은 이닝일 정도로 부진했다. 4강 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힘을 실어주지 못했고, 과부하 걸린 불펜에 짐이 되는 것 같았다. 작년 12경기에서 2승3패-방어율 7.97의 최악 시즌을 보내며 은퇴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심기일전한 그는 교육리그 참가와 너클볼을 배우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뜻대로 풀리진 않았다. 부진을 씻지 못하고 퇴물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넥센전에서 9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이름값에 걸맞은, 그리고 최근 부진을 만회하는 속죄투를 했다.


● 삼자범퇴만 6차례...상대를 지배하다

채병용은 경기 내내 효율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삼진은 1개에 불과했지만 제구력과 살아있는 볼끝을 바탕으로 이날 경기를 지배했다. 1∼3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뒤 맞은 4회 첫 실점했다.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2타자 연속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다. 하지만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성열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하지만 윤석민을 2루수 땅볼로 깔끔하게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도 비슷했다. 1사 1·3루의 위기. 박헌도를 희생플라이로 막고, 대타 서동욱을 다시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1실점으로 최소화했다. 두 차례 모두 완벽하게 제구된 139km 직구였고, 볼끝에 힘이 실려 있었다. 4회와 7회, 그리고 9회 안타를 내줬을 뿐, 나머지 이닝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채병용은 “막상 완투 경기를 하고 나니 얼떨떨하다. 패기와 힘으로 밀어붙였다. 컨디션이 좋아 7∼8회는 무조건 간다는 마음으로 던졌다. 9회 긴장했는데 ‘지금이 1회다’라는 마음으로 집중해서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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