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공백’ 전남, 아시안게임은 위기이자 기회

입력 2014-09-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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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연패로 주춤한 전남, 그래도 끈끈하다!
주력 3인방 아시안게임 차출됐지만 대회 기간 중 스케줄은 긍정적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전남 드래곤즈는 그동안 ‘만년 하위’라는 인상이 짙었다. 심지어 치열한 강등권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모기업 포스코 산하 형제구단 포항 스틸러스의 승승장구 행보는 상당한 스트레스였다.

그러나 올 시즌 전남은 확 달라졌다. 꾸준히 승점몰이를 했고, 지금은 6강 진입을 꿈꾸고 있다. 클래식 무대에서 6위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모든 구단들의 동일한 목표인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가 끝난 뒤 이어질 스플릿시스템 라운드(팀당 5경기씩)는 1~6위가 상위리그, 7~12위가 하위리그로 분리돼 시행되고, 챌린지(2부 리그)로의 강등이 하위리그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승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딸 팀은 전부 상위리그에서 가려진다.

25라운드까지 소화한 현재 전남은 12승3무10패(승점 39)로 5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요즘 상황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10일 광양 안방에서 열린 포항과 ‘포스코 더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24라운드에서 2-6으로 패한 것을 포함해 2연패다.

이유가 분명했다. 주축들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설 남자대표팀 ‘이광종호’에 대거 차출된 탓이 컸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공격수 이종호를 비롯해 안용우와 김영욱은 그간 전남의 상승세를 이끌어왔던 핵심 멤버들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쉽게 패하지 않는 끈끈함을 갖춘 전남이다. 6실점이나 내준 제주전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기력이었다. 아쉬울 법도 한 아시안게임 선수 차출에 대해서도 전남 하석주 감독은 “오늘만 생각하면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내일과 먼 미래를 고려할 때 아시안게임 출전은 여러 모로 긍정적이다”라며 미소 짓는다.

오히려 앞으로의 행보가 훨씬 중요하다. 4위 제주(승점 42)와의 격차는 승점 3에 불과해 한 경기 만에 순위를 바꿀 수 있다. 6위 FC서울(승점 38), 7위 울산현대(승점 36)의 추격이 거슬리긴 해도 굳이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

다행히 아시안게임 기간의 경기 일정은 전남에 크게 나쁘지 않다. 유리할 것도 없지만 불리하지도 않다. 14일 상주상무 원정을 시작으로 전남은 21일과 28일 각각 부산 아이파크, 울산을 상대로 홈 2연전을 갖는다. 이어 10월 1일에는 성남FC 원정을 떠나고 10월 4일은 경남FC와 홈경기를 펼친다. 공교롭게도 전부 7위권 아래로 추락한 상대들이다. 전남은 이 기간만 잘 극복하면 정상 전력으로 돌아올 10월 초반부터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전남에게 아시안게임 기간은 위기가 될 수도, 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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