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이 인공기 게양할 수 없잖아

입력 2014-09-1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현역장병이 게양 맡아…AG 북한 입촌식 딜레마

개막이 임박하면서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향한 분위기도 점차 무르익고 있다.

사실상 대회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45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 선수단의 선수촌 입촌식도 16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 일본을 시작으로 개회식 전날(18일)까지 인천 구월동 아시아드선수촌에서 계속될 입촌식은 외발 자전거 퍼레이드를 따라 각국 선수단의 입장이 이뤄진 뒤 국기게양과 국가연주, 이에리사 선수촌장의 환영사와 공식 입촌 선언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한국 선수단은 18일 오후 4시 입촌식을 할 예정이다.

그런데 걱정거리가 있다. 한국과 같은 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북한 선수단의 입촌식 때 인공기를 어떻게 게양하느냐가 난제로 불거지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전혀 문제가 없지만 북한만큼은 예외다. 공교롭게도 입촌식 때 국기 게양은 인천지역 향토사단인 17사단 장병들이 맡고 있다.

현행 군법과 국내법상 우리 국민이 인공기를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인천지방검찰도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대회 조직위원회와 국가정보원, 군·경찰 등과 관계부처 회의를 갖고 아시안게임 기간 중 일반인의 인공기 사용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검찰은 경기 진행에 필요한 범위와 게양 지역을 경기장, 선수촌, 시상식장으로 한정했다. 국가연주와 제창도 꼭 필요할 때만으로 제한했다. 2002년 부산대회와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때도 마찬가지였다. 사정이 이럴진대 현역 장병들이야 더 이상 길게 말할 필요도 없다.

조직위는 바빠졌다. 서둘러 대체인력 물색에 나섰다. 내부적으로는 자원봉사자를 활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지만, ‘격’이 떨어질뿐더러 전문가가 아닌 탓에 새로 교육시켜야 한다. 대회 관계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에) 최대한 예우를 하되,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