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 민병헌 ‘홍콩전 히어로’

입력 2014-09-2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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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민병헌. 스포츠동아DB

첫 타석부터 3루타·선취득점
4회엔 쐐기 솔로…3안타 불꽃

‘대한민국 리드오프’ 민병헌(27·두산)이 한국을 준결승으로 이끌었다.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야구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인 한국-홍콩전. 이날의 ‘히어로’는 단연 민병헌이었다. 그는 이날 1회 첫 타석부터 3루타를 터트리더니 손아섭(26·롯데)의 1루 땅볼 때 홈을 밟아 한국에 선취점을 안겼다. 4회에는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5회에도 좌전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루타가 빠진 사이클링 히트. 6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이었다.

민병헌은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됐음에도 매 경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가대항전에서 선취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다. ‘국가대표 베테랑’ 김현수(26·두산)도 대회를 시작하기 전 “선취점을 내서 분위기를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서는 리드오프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무리 상대가 약하다고 해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투수의 공을 치기란 쉽지 않지만 출루에 집중해야 하고, 최대한 공을 많이 보면서 뒤에 나올 타자들에게 선발투수의 현재 컨디션이나 구질 등을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1번타자의 어깨는 무겁지만 민병헌은 주어진 역할을 120% 소화해내고 있다. 대회 첫 경기였던 22일 태국전부터 3경기 모두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쳐냈고, 홈을 밟아 한국에 선취점을 안겼다. 예선 3경기 성적도 타율 0.583 (12타수 7안타), 6득점, 2타점으로 빼어났다. 비염과 허리 통증을 안고 이뤄낸 성과라 더 뜻 깊다.

민병헌은 경기 후 “사이클링히트를 의식하다가 더 못 쳤다”며 웃고는 “사실 상대가 약하면 집중하기 어려운데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나는 원래 동료가 항상 먼저라서 팀 선수들이 다 잘 되는 것을 목표로 뛰다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준결승, 결승에서 잘 하라고 비염도 거의 다 나았다. 컨디션도 좋으니 남은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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