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도 견제 받는 한국 볼링

입력 2014-09-2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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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볼링연맹, 한국 독주 막으려 새 규정 적용
레인 패턴·오일 사용 등 불리…대표팀 고전

“홈 경기에 대한 부담과 한국의 독주를 막으려는 견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볼링대표팀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3일 남자 개인전을 시작으로 25일 남자 2인조까지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3경기에서 동메달 1개(여자 개인전)에 그쳤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아시아볼링연맹(ABF)의 보이지 않는 견제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의 독주를 막으려는 움직임이 거셌다. 한국볼링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 금메달 12개 중 8개를 휩쓸었다. 2013세계선수권 종합우승국이기도 하다. ABF는 세계 최강 한국볼링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 새 규정을 적용했다. 레인 패턴(바닥면에 오일을 바르는 길이)과 오일 사용 등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2가지 부분에서 세계볼링연맹(WTBA)의 규정이 아닌 아시안게임용 규정을 따로 만들었다.

특히 레인에 사용하는 오일은 한국선수들에게 매우 불리했다. 이번 대회에선 점도가 높은 아이스 오일을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국제대회에선 아이스 오일보다 파이어 오일을 더 많이 사용한다. 오일은 점도가 높을수록 회전력을 둔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국선수들 대부분은 많은 회전력을 구사하는 훅 구질을 갖고 있어 아이스 오일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남자볼링의 에이스 최복음(27·광양시청)의 경우 약 20회전이지만, 일반 선수들은 15∼17회전 정도다. 아이스 오일에선 회전이 많은 선수일수록 불리하다.

레인 패턴에서도 한국선수들을 경계한 흔적이 뚜렷했다. 쇼트 패턴은 36피트(출발지점에서부터 오일을 바르는 거리)로 WTBA의 규정을 따랐지만, 롱 패턴은 46피트로 WTBA에 없는 규정을 적용했다. 많은 회전력과 큰 각을 이용하는 한국선수들에게는 이 역시 불리한 조건이다. 최복음은 “홈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새로운 오일과 레인 패턴에 적응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아쉬워한 뒤 “그러나 3인조와 5인조 등 단체경기에선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을 확신한다. 팀워크도 좋고 개인 실력도 뛰어나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남아 있는 볼링 금메달은 모두 9개. 한국은 26일 여자 2인조 경기에서 다시 한번 금 스트라이크에 도전한다.

안양|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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