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테니스국가대표 부모님 집중력 빼닮았다

입력 2014-10-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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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못속이는 스포츠 DNA가 있었다. 28일 인천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야구 결승전에서 8회 쐐기타를 터뜨린 롯데 황재균은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테니스 금메달리스트인 어머니 설민경 씨의 피를 이어받았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1998방콕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단체전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두홍과 부친인 펜싱협회 김국현 전 부회장. 김 전 부회장은 1978방콕아시안게임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스포츠동아DB

■ 인천AG 빛낸 스포츠 2세들

야구 대만과의 결승전 8회 결정적 쐐기타
어머니 설민경 뉴델리AG 테니스 금메달

야구인 윤학길의 딸 윤지수도 펜싱서 金
김국현-김두홍 부자, 펜싱 종목서 금메달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말이 있다. 부유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를 일컫는 뜻으로 고대 로마에서 유래됐는데 현대에서는 운동선수에게 곧잘 이 말이 쓰인다. 운동선수 집안에서 태어난 2세 선수들의 유리한 환경을 강조하는 뜻이다. 운동선수 집안에서 자라면 체격을 물려받을 뿐 아니라 생활방식, 정신자세에 걸쳐 집안에 ‘과외 선생님’을 두고 있는 셈이 된다. 꼭 부모와 종목이 같지 않아도 받을 수 있는 무형적 도움은 가볍지 않다.


● 롯데 자이언츠, 인천에서 빛나다?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딴 윤지수는 롯데 윤학길 전 2군감독의 딸이다. 윤 감독은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딸이 힘든 운동을 하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역설적으로 그 덕에 윤지수는 펜싱을 할 수 있었다. 어릴 때 윤지수는 태권도를 했는데 윤 감독은 격투기 종목은 결사반대를 했다. 이에 윤지수는 태권도를 포기하고 중학교에 진학했다. 여기서 “펜싱을 하고 싶다”고 아버지를 졸랐는데 학교에 펜싱부가 없었다. 윤 감독은 ‘네가 얼마나 오래 하겠냐?’는 생각에 마침 고교 후배인 양운중 교장에게 부탁을 해 펜싱부를 만들게 권했다. 그렇게 펜싱을 시작하게 된 윤지수는 아버지의 예상을 깨고, 펜싱으로 아시아를 제패했다. 28일 야구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8회 쐐기타를 터뜨린 롯데 황재균도 아버지(황정곤 씨)와 어머니 모두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이다. 특히 어머니 설민경 씨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였다.


● 아시안게임에서 빛난 아버지와 아들

펜싱협회 김국현 전 부회장은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플뢰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 펜싱이 걸음마를 뗀 단계라 금메달의 가치가 더 했다. 그 후 20년이 흐른 1998년 아들 김두홍도 똑같은 종목인 펜싱의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에 빛났다.

사이클의 장윤호 대한지적공사 감독은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사이클 도로 단체 독주에서 금메달을 땄다. 큰 아들 장선재는 2006도하아시안게임 3관왕,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2관왕으로 부자가 금메달을 6개나 수확했다. 장선재가 금메달을 딸 때 국가대표 감독이 아버지였다.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은 대한지적공사에서 사제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 피는 못 속이는 스포츠 DNA

인기 스포츠가 집중된 구기 종목에서 2세 선수들의 분포가 많은 것은 당연지사.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의 숨은 황태자 임창우는 실업축구 국민은행 출신인 임시민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축구에 전념할 수 있었다. 여자배구 자매선수 이재영·이다영의 어머니는 1988년 서울올림픽 배구 세터 출신인 김경희 씨다. 아버지도 투포환 국가대표 출신인 이주형 씨다. 또 여자배구 에이스 김연경의 외삼촌은 전 수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이명우 씨다. 남자농구의 빅맨 이종현의 아버지는 실업 KIA 농구선수 출신인 이준호 씨이고 여자농구의 기둥 하은주의 아버지 하동기 씨도 농구 국가대표를 거쳤다.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에이스 성지현의 아버지는 성한국 감독, 어머니는 김연자 한체대 교수로 셔틀콕 집안이다.

인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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