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스포츠동아DB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왔는데도 표가 없어요!”
레버쿠젠이 4일(한국시간) 바이 아레나에서 펼쳐진 파더보른과의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3만210명이 입장할 수 있는 바이 아레나는 이날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2시간 전에 이미 만원사례를 이뤘다. 올 시즌 6번의 홈경기(정규리그·포칼·챔피언스리그 포함)를 치른 레버쿠젠은 지난 브레멘전에 이어 2번째 홈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분데스리가 경기장은 뜨거운 축구열기 덕분에 수많은 관중이 찾지만, 사실 웬만한 빅매치가 아니고선 매진이 많진 않다. 지난 시즌 바이 아레나도 수용률 대비 관중 입장률이 94.1%(평균 2만8427명)라,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이날 매진은 이례적인 일이다. 상대팀 파더보른이 시즌 초반 이변을 일으키며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빅매치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 손흥민(22·레버쿠젠)을 보려던 한국 팬들이 예매하지 않고 경기장을 찾았다가 매진 소식에 당황해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출장차 독일에 왔다가 쉬는 날 일행과 함께 바이 아레나를 방문한 한 한국인은 “일행 중 일부는 표를 예매하지 않고 왔다. 매진 소식은 경기장에 와서 알았다. 일단 주변에 암표상이 있는지 보고 가격을 흥정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한 유학생은 “이번 시즌 레버쿠젠 홈경기를 보러 몇 번 왔는데 매진은 처음 경험한다. 당연히 입장권을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예매를 안했는데, 방심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반면 미리 예매하고 온 한국 팬들은 매진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매표소 부근에서 만난 한 커플은 “한 달 반 전 유럽여행을 계획하면서 티켓을 미리 예매했는데, 경기장에 와서 매진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자칫 여행계획이 모두 어긋날 뻔했다”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그러나 공수를 넘나들며 활발히 움직였고, 후반에는 최후방 수비로 내려가 빠른 발을 활용해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고 전진패스로 팀 공격을 지원했다.
레버쿠젠(독일)|박종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