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미 “완벽한 남자보다 서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좋아”

입력 2014-10-08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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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슬로우비디오의 주인공 남상미.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영화 슬로우비디오의 주인공 남상미.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배우 남상미는 늘 남자들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는다.

그 사랑이 비록 드라마나 영화 속 상황일 지라도 보는 이들이 ‘부러운’ 마음을 갖는 건 어쩔 수 없다. 때론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기도 하니 말이다.

이 얘길 듣던 남상미(31)는 소리 내 웃었다.

“인간 남상미의 이상형은 드라마 속 남상미와 다르다. 너무 완벽하고 잘 난 남자보다 사람 인(人)자처럼 서로 기댈 수 있는 남자가 좋더라. 무언가 하나 부족해도 괜찮다.”

잘 웃고 사람을 향한 애정 역시 유달리 많은 남상미의 주위엔 늘 사람들이 북적인다.

한 번 맺은 인연을 좀처럼 놓지 않는 성격 덕분에 최근 참여한 영화 ‘슬로우비디오’ 촬영으로 만난 배우 오달수, 차태현과도 웃으며 지내고 있다.

친화력도 그의 장점 중 하나. 까마득한 선배인 오달수를 ‘슬로우비디오’ 촬영 직전 처음 만났을 땐 “오라버니”란 호칭이 스스럼없이 나왔다. 되려 오달수가 움찔 놀랐을 정도란다.

남상미는 “인간관계를 시작할 때 언제나 상대방에게 갖는 호감도를 100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상대의 가장 큰 장점을 보고 인간관계를 맺는다. 학창시절이나 데뷔 초에는 과묵한 스타일이었지만 연기가 참 묘한 것 같다. 연기 하면서 많이 달라졌다.”

남상미는 특히 ‘슬로우비디오’로 얻은 긍정적인 변화를 반겼다.

“영화가 나를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랄까. ‘잠시 주위를 둘러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스치면서 놓치는 게 많은 세상이잖나. 영화는 그런 세상을 환기하게 해준다.”
영화 슬로우비디오의 주인공 남상미.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영화 슬로우비디오의 주인공 남상미.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슬로우비디오’를 처음 보던 시사회 날. 남상미는 눈물을 흘렸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펑펑 울었다”고 한다.

“영화 촬영 현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배우도, 감독님도, 스태프도 인간미가 넘쳤다. 아주 좋은 에너지를 얻었다. 그 모습이 영화에 모두 담긴 느낌이다.”

한창 상영 중인 ‘슬로우비디오’는 남다른 시력의 소유자 장부(차태현)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찾아가는 유쾌한 여자 수미의 순애보를 그렸다. 남상미가 연기한 수미는 낮엔 택배로, 밤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으며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우는 인물이다.

2년 전 그는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아홉수를 혹독하게 보냈다”고 했다.

“그 때 스물아홉 살이었다. 깊게 왔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연기가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고민이 컸다. 그 즈음 단막극 ‘기적 같은 기적’이란 작품을 소화하고서야 연기를 다시 느꼈다. 그 뒤에 맞은 서른 살부턴 전투력이 생기더라. 하하!”

전투력은 여전히 가동 중이다.

‘슬로우비디오’의 촬영 마지막 날, 남상미에게 허리디스크가 재발했다. 치료와 운동에 전념해야할 때, 마침 그의 손에는 매력적인 드라마 한 편이 들어왔다. 결국 남상미는 그 드라마를 놓지 못했다. 9월까지 방송한 KBS 2TV ‘조선총잡이’였다.

“안할 수가 없잖아. 사극도 처음이고, 주인공 수인이란 인물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게다가 ‘남장’은 정말 하고 싶었던 거고. 한복을 입으면 마치 일곱 살이 된 기분이더라. 여배우 몸까지 가려주더라. 하하! 아마도 내가 50, 60대가 되면 계량한복을 입고 지낼 것 같다.”

전투력 덕분인지 연기 욕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살벌하거나 왜곡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차가운 여자를 연기하고 싶다. 참! 와이어 액션도 좋다. 나는 겁이 없다. 와이어를 얼마든 탈 수 있다. 하하!”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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