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세인트루이스 마무리 로젠탈 “올해는 WS 우승 트로피 들것”

입력 2014-10-10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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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 로젠탈.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3승 1패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진출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승리 확정 순간엔 항상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24)이 있었다. 로젠탈은 팀이 승리를 거둔 1,3,4차전에서 모두 9회 등판, 1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디비전시리즈 성적은 3경기 3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3.00.

1,4차전은 한 점 차, 3차전은 2점 차로 승패가 갈렸던 만큼 로젠탈의 든든한 마무리가 팀 승리에 소금같은 역할을 해냈음은 물론이다.

미국 미주리주 출신인 로젠탈은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1라운드(전체 639번)에서 현 소속팀인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고교시절 유격수로 뛴 로젠탈이 대학 2학년 때 투수로 전향했다는 것이다.

당시 로젠탈의 투구를 단 1이닝만 지켜본 세인트루이스 스카우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투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은 로젠탈이 구속 90마일(140km) 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물론 투구폼도 좋아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그를 지명했다”고 말했다.

로젠탈은 비록 늦은 나이에 투수로 전향했지만 스카우트의 기대에 부응하듯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뛰며 통산 22승 14패 평균자책점 3.53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뒤 2012년 7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프로진출 단 3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빅리그에 콜업된 로젠탈은 불펜투수로 보직을 변경했고, 데뷔 첫 해에 총 7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불펜투수로 활약한 로젠탈은 총 74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63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 2년간의 활약을 바탕으로 올 해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로 낙점된 신예 로젠탈은 올 시즌 총 59경기에 등판해 2승 6패 45세이브 평균자책점 3.20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세이브 부문 4위에 올랐다.

트레버 로젠탈. 동아닷컴DB

로젠탈은 올해로 메이저리그 경력 3년째인 신인이지만 큰 경기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빅리그 데뷔 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른 로젠탈은 총 20.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아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그의 포스트시즌 무실점 기록은 지난 4일 막을 내렸지만 소중한 세이브를 기록해 올 포스트시즌에서도 만만치 않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지난달 29일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는 로젠탈을 미국 애리조나에 위치한 체이스필드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로젠탈과의 일문일답.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소감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기쁘고 흥분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많은 땀을 흘리며 노력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아쉽게도 준우승에 그쳤다.

“(웃으며) 그랬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우리 팀에 새롭게 등장한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의 영입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전력이 더 좋아졌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최근 수년간 경험한 포스트시즌에서는 매 경기마다 승리에 대한 중압감이 컸다. 하지만 우리팀 대다수 동료들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만큼 올해는 중압감을 느끼기 보다 매 경기 즐기는 마음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싶다.”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특별한 훈련을 하는지 궁금하다.

“나 같은 경우는 특별한 훈련을 하지 않는다. 시즌 내 경기를 준비하고 연습했던 대로 포스트시즌도 준비한다. 물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연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이라고 특별히 다른 것을 준비하는 것보다 시즌 내 하던 데로 포스트시즌도 준비할 것이다. 포스트시즌을 특별히 다르게 생각하기 보다는 정규시즌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편하고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마무리 투수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비결을 꼽자면?

“(웃으며) 내가 남보다 운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며) 특히 이렇게 좋은 동료들은 물론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그들에게 많이 배운 게 큰 도움이 됐다.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돼 지금 이 자리에 올 때까지 거쳐간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도 정말이지 다 좋았다. 그들의 가르침과 인도를 통해 바른 길로 갈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큰 이유 중에 하나이다. 내가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은 것처럼 나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중압감이 심할 것 같다.

“그렇긴 하다. 하지만 빅리그 경험이 풍부하지 않는 나에게 마무리 투수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해 준 구단에 감사한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다행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시즌 내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많이 노력하겠다.”

트레버 로젠탈. 동아닷컴DB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는다면?

“빅리그에 데뷔했을 때도 기뻤지만 지난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정말 가슴 벅차고 행복했다. 게다가 지난해 9월에 첫 아이인 딸이 태어났다. 현재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데 (웃으며) 개인적으로는 아빠가 된 것이 내 삶에서 가장 행복한 일인 것 같다.”

-빅리그 타자 중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는 누구인가?

“빅리그에는 훌륭한 타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들과의 대결을 즐기는 편이다. 마운드에 오를 때는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누구와 맞붙던 지간에 그들과의 맞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결과가 내가 원하는 쪽으로만 흘러가진 않는다. 때론 내가 그들에게 호되게 당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 정상급 타자들과 경쟁하는 것을 좋아한다.”

-시즌 중 경기나 연습이 없는 날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쉬는 날은 주로 아내 그리고 딸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공원 등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인 것 같다.

“(웃으며) 그건 잘 모르겠다. 하하.”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 편인가?

“아니다. 나 같은 경우는 징크스가 전혀 없다.”

-로젠탈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어렸을 때 야구를 시작해 현재까지 하고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 선수가 됐다는 것은 어릴 적 내 꿈이 현실이 된 것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기쁘고 아울러 의미하는 바도 크다. 물론 야구가 나에겐 직업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 빅리그 선수들을 동경하며 꿈을 가진 것처럼 나 또한 현재는 누군가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 만큼 야구를 통해 그들에게 긍정적인,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끝으로 당신과 세인트루이스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야구장에서 나와 우리팀을 성원해 주는 팬들의 응원은 늘 큰 힘이 된다. 그들의 성원 때문에 나와 우리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기에 팬들에게 늘 고맙게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더 팬들의 성원에 감사한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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