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왔다! 장보리’ 성혁 “힘들었던 10년,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던 연기”

입력 2014-10-11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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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단이 보리가 키워야”
● ‘사랑해, 내 딸’ 최고의 명대사

배우 성혁(30, 본명 홍성혁)은 악녀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와 더불어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그는 이 작품에서 ‘탄산남’, ‘문사이다’, ‘갓지상’ 등의 별칭까지 얻으며 안방 대세남으로 떠올랐다. 지난 2005년 ‘해변으로 가요’로 데뷔한 이래 이토록 주목받은 건 처음이다.

“이렇게 사랑받을 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데뷔 10년 차인데 이런 적이 처음이라 아직은 낯설고 어색한 것 같아요.(웃음) 사실 문지상이라는 인물은 시놉시스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어요. 작가님과 PD님께서 잘 살려주셨고, 캐릭터 설명을 잘 해준 덕분에 무리 없이 연기할 수 있었죠. 다시 한 번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극 중 성혁의 역할은 연민정에게 인생의 나락을 맛본 문지상. 그는 연민정에게 처절한 복수를 감행하는 한편 주인공 장보리(오연서)의 품에서 커가는 친딸 장비단(김지영)을 묵묵히 지켜보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애틋한 부성애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충분했고, 특히 ‘사랑해, 내 딸’이라는 구절은 이 드라마 최고 명대사로 손꼽히고 있다.

“아빠 성혁이었더라도 선택은 문지상과 같았을 거예요. 그게 아이를 위해서도 좋지만, 그동안 가슴으로 키운 보리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마음은 아프겠지만 비단이가 보리엄마 품에서 잘 자라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이 어딨겠어요.”

그렇다면 연민정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작품 속 문지상과 연민정은 지독한 애증과 원한으로 사묻힌 관계. 혀를 내두르는 연민정의 패악과 이를 막는 문지상이 없었다면 지금의 ‘왔다! 장보리’의 인기와 시청률은 없었을 것이다.

이에 성혁은 “‘왔다! 장보리’ 팀에서 연기대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그는 (이)유리 누나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나는 참 매력적인 사람이에요. 평소에는 순수하고 애교도 많은데 촬영만 들어가면 연민정으로 돌변하죠. 그런 열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고 배울 점이 많은 배우 같아요. 그래서 기회된다면 다시 한 번 작업해보고 싶어요.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로. 어때요? 우리 잘 어울리나요? (웃음)”


능청스럽게 말을 이어가지만, 어느덧 데뷔 10년차인 성혁에게 지난날은 되살리고 싶지 않은 기억. 연기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땐 정말 힘들었죠.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싶었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그냥 막연하게 연기에 미련이 있었던 것 같아요. 포기요? 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지만 오히려 더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에 끝을 보자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어요.”

이젠 대세남으로 우뚝 선 성혁은 요즘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인터뷰 당일에도 “목이 쉬었다”며 귀여운 투정을 부린다. 그는 오는 11월 방송되는 KBS 1TV 일일드라마 ‘당신만이 내 사랑’의 남자주인공으로 낙점됐으며, KBS 2TV ‘우리 동네 예체능’ 테니스 편에 고정으로 합류해 1회 촬영을 마쳤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많은 분들이 문지상은 알아도 제 이름은 모르시더라고요. 이제는 캐릭터가 아닌 배우 성혁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왔다! 장보리’가 준 기회를 놓치지 않을 거예요!”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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