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3억원짜리 수표를 내보이고 있다. 임 회장은 “내가 돈 한 푼 없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회장 출연금을 단 한 푼도 낸 적이 없다’는 협회 임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minani84
대한레슬링협회가 회장과 임원진 사이의 진실공방에 휩싸였다.
임성순 대한레슬링협회장은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협회 사무국장과 전무이사가 공금을 유용하고 협박 공갈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김학열 사무국장과 김기정 전무이사가 ‘키르기스스탄 금광 관련 투자에 쓸 5억원을 주면, 협회로 입금한 것으로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협회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쓰면 횡령이 아닌가. 그래서 돈을 주지 않았다. 지금까지 협회에 2억원의 출연금을 내놓았다. 재정이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원들이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자, 나를 협박하고 폭행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 사무총장 등의 항공료와 로비자금 등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인천에 오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문체부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에도 고발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기정 전무이사는 “임 회장이 먼저 내 형에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한 적은 있지만, 계속 말을 바꿨고 결국 없던 일로 했다. 임 회장은 지금까지 협회 출연금을 단 한 푼도 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협회 사무국장과 전무이사 등 집행부는 14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임 회장이 출연금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회장 직무 정지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협회 임원진도 이번 주 내로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