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3차전…키를 쥔 ‘두남자’ LG 정성훈-NC 이종욱

입력 2014-10-24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정성훈-NC 이종욱(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LG 2승 이끈 강한 1번 정성훈 vs 벼랑끝 NC위해 살아나야 하는 이종욱


● 정성훈
작년 PO서 실책 연발…LG 가을야구 망쳤던 정성훈
준PO 1차전 대량득점 물꼬·2차전 선제솔로 V 선봉

● 이종욱
PS때마다 펄펄 난 빅게임사나이, 준PO서 무안타
안방처럼 편한 잠실서 반격 1승 이끌지 관심 집중

오늘 준PO3차전…베테랑 전쟁 누가 웃나?

1980년생 서른넷 동갑내기 정성훈(LG)과 이종욱(NC). 2014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직전까지 가을은 그들에게 전혀 다른 계절이었다. 이종욱은 가을이 되면 맹활약을 펼치며 큰 경기, 찬스에 강한 타자로 불렸다. 반면 정성훈은 지난해 LG의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망쳐버린 아픈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올 가을 출발은 다르다.


● 정성훈…지난해 가을의 아픔 날리는 LG 선봉장

LG는 2009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이진영과 정성훈을 함께 영입했다. 타격과 수비 강화뿐 아니라 우승 경험이 있는 ‘가을 DNA’를 팀원들에게 이식하기 위해서였다. 그 중 정성훈은 2003년 현대 우승멤버로, 그해 한국시리즈(KS) 7경기에서 타율 0.385(26타수10안타)로 맹활약한 바 있다. 이후 4년을 더 기다린 2013년. LG는 2위로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10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PO 1차전에서 정성훈은 4번 3루수로 선발출장했지만 1회 시작하자마자 홈 송구실책을 비롯해 2개의 실책을 범하며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LG는 결국 1차전에서 2-4로 지면서 두산에게 1승3패로 패해 KS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정성훈은 올 시즌을 앞두고 15년 동안 지켰던 3루수를 포기하고 1루수 변신을 시도했다. 양상문 감독 취임 이후 타순도 4번에서 1번, 리드오프로 바뀌었다. 그리고는 올해 준PO에서 지난해의 아픔을 씻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19일 1차전에서 1회초 시작하자마자 NC 선발 이재학을 상대로 2루타를 날리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재학은 “정성훈 선배에게 초구를 장타로 맞으면서 갑자기 무너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정성훈은 22일 2차전 1회초 다시 NC 에릭 해커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때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24∼25일 잠실에서 열리는 준PO 3∼4차전에서 정성훈이 다시 바람을 잡아준다면 LG는 예상보다 훨씬 수월하게 PO 무대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 이종욱…침묵하는 가을 사나이, 고향땅 잠실에서 난다

이종욱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57경기에서 타율 0.308(227타수 70안타), 20타점, 15도루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07년과 2008년 2년 연속 PO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수년간 두산이 가을야구에서 보여준 드라마의 중심에는 항상 이종욱이 있었다.

그러나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올해 준PO 1∼2차전에서 단 1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다. 1차전 3번, 2차전 6번으로 선발출장했지만 침묵했다. 특히 1차전에서는 국가대표 출신 중견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송구 실책까지 범했다. 그가 흔들리자 경험 없는 NC 선수들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3∼4차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은 적지지만 이종욱에겐 오히려 고향땅처럼 편안한 무대다. 김경문 감독이 시즌 때 우익수를 봤던 이종욱을 준PO를 앞두고 중견수로 바꾼 건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 범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타격 때도 좌중간과 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내 빠른 발로 장타를 만드는 이종욱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다.

NC가 반격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이종욱이 살아나야한다. 공수주에 걸쳐 그가 ‘가을 사나이’의 명성을 찾는다면 NC의 팀 분위기도 일거에 바뀔 수 있다. 아직 준PO는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