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고 신해철 애도 “퇴원할 때 살 빠져있겠다고 농담…”

입력 2014-10-28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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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신해철-허지웅. 사진출처 | 허지웅 블로그

가수 신해철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비통한 심정을 담은 글을 적었다.

허지웅은 27일 자신의 SNS에 "형은 곧잘 철지난 농담을 길게 늘어놓고는 했다. 나는 그런 그를 무척 구박했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허지웅은 "구박하는 재미가 있는 형이었다. 구박을 하면 소녀 같이 부끄러워했다. 그게 보고 싶어 더 구박한 적도 있다"며 "솔직히 정말 재미는 없었다. 서로 닮은 점이 많았다. 형이 말하기 전에도 내심 알고 있었다. 그래도 형이 그렇게 말할 때는 싫은 기색을 냈다. 괜히 그랬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형의 방송 복귀작에 게스트로 다녀왔다. 나는 형에게 무조건 여기서 망가져야 사는 거라고 말했다. 녹화 내내 놀려먹었다. 재미있었다. 그렇게 놀려먹은 게 형을 마주한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놀려먹은 게 말이다. 끝나고 나오는 길에 형이 1차 체중 감량 끝나는 날 양꼬치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러다 중간에 문자를 보내왔다. 킹크랩으로 메뉴를 바꾸자고 했다. 나는 그러자고 했다. 형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신해철과의 마지막을 전했다.

신해철이 입원한 병원으로 병문안을 갔던 허지웅은 "어제 늦게 형에게 다녀왔다. 얼굴이 작아졌더라. 형 퇴원할 때는 살이 확실히 빠져있겠다고 나는 농을 했다. 그리고 귀에 대고 몇마디를 했다. 못들었던 것 같다. 들었으면 그 재미없는 아저씨가 이럴 리 없다. 반드시 일어나 써먹었을 거다"라고 적었다.

허지웅은 과거 신해철이 자신의 결혼식 축가를 불러줬다며, 마지막으로 "친애하는 친구이자 놀려먹는 게 세상 최고로 재미있었던 나의 형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 조금도 슬프지 않다. 나는 화가 난다. 보고 있나. 보고 있느냔 말이다. 형 진짜 싫어. 정말 싫다. 짜증나"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한편, 신해철은 27일 저녁 8시 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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