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역전 끝내기… 삼성 ‘9회말의 기적’

입력 2014-11-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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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가 끝냈다!” 야구는 역시 9회말 2사부터다. 삼성 최형우가 10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 0-1로 뒤진 9회말 2사 1·3루에서 넥센 손승락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날린 뒤 두 팔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KS 5차전 2사 1·3루서 싹쓸이 결승타…삼성 “1승 남았다”

삼성 0-1로 끌려가다 9회말 2-1 짜릿한 뒤집기
4번타자 최형우의 잠실 드라마로 먼저 3승 환호

역시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다. 삼성 최형우(32)가 다시 한번 그 진리를 보여줬다. 귀중한 한국시리즈의 세 번째 승리를 가져오는 천금같은 안타를 터트렸다. 모두가 포기한 그 순간, 사자 군단의 4번타자가 포효했다.

최형우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팀이 0-1로 뒤진 9회말 2사 1·3루서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짜릿한 끝내기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최형우의 안타가 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순간 3루주자 야마이코 나바로는 두 팔을 치켜 올리며 홈으로 향했고, 1루에 대주자로 나갔던 김헌곤은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결국 김헌곤은 넥센 우익수 유한준의 송구가 포수 박동원의 미트에 꽂히기 직전, 온 몸을 던져 홈으로 슬라이딩했다. 심판이 양 팔을 쭉 뻗어 세이프를 선언했다.

홈플레이트 근처는 삼성 덕아웃에서 펄쩍펄쩍 뛰며 뛰쳐나온 푸른 유니폼의 선수들로 뒤덮였고, 3루쪽 관중석 역시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푸른빛 물결로 넘실댔다. 삼성이 7회말 2사 1·2루, 8회말 무사 만루의 득점 기회를 모두 무산시키고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나온 끝내기 안타라 더 극적이었다. 포스트시즌 스물세 번째이자 한국시리즈에서는 역대 여덟 번밖에 안 나온 끝내기 안타였다. 최형우는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5차전 데일리 MVP로 뽑혔다.

안 그래도 최형우는 올 시즌 잠실에서 강했다. 타율이 0.689, 타점이 11점에 달했다. 홈런 네 개 역시 삼성 타자들 가운데 많다. 자연스럽게 팀의 기대가 컸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최형우가 큰 거 하나 쳐줬으면 좋겠다”고 바랐고, 포스트시즌 베테랑인 팀 동료 박한이와 안지만도 최형우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물론 스스로도 각오가 대단했다. “잠실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잘 쳐야 한다. 나는 주장이고 4번타자이니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말하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책임감의 결과는 팀이 가장 필요로 한 순간에 가장 극적으로 나왔다.

최형우는 경기 후 “(상대 투수인) 손승락 형이 공 하나를 바깥쪽으로 뺐다가 몸쪽 슬라이더를 던질 거라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다”며 “짧은 순간 생각을 많이 했는데 노림수가 잘 맞아떨어져서 좋은 타구를 칠 수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내가 쳐야한다는 생각보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진루타나 희생타를 치려고 했다. 이번에는 마지막인 만큼 ‘쳐도 내가 쳐서 지고, 이겨도 내가 쳐서 이기자’는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좋은 타구가 나왔다. 마지막 타석에서 욕심을 냈던 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 시리즈 전적 3승2패가 된 삼성과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은 11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시리즈 6차전을 펼친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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