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눈] 넥센, 호수비에 웃고 실책에 울었다

입력 2014-11-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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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4년 연속 통합우승에 단 1승만 남았다. 10일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선수들이 9회말 역전 끝내기 안타를 때린 최형우에게 달려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유한준 2차례 호수비 최소 3실점 막아
강정호 9회 실책, 최형우 끝내기 빌미
손승락 8회말 무사만루 무실점 빛바래

손승락도 유한준도 한국시리즈(KS) 5차전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5차전은 삼성의 캡틴 최형우를 위한 무대였다. 기적 같은 역전드라마였다. 1-0으로 앞선 8회말 무사만루를 무실점으로 막은 손승락이 9회말 2사 1,3루에서 최형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한마디로 최형우를 위한 5차전이었다. 넥센은 9회 1사후 나바로의 타구를 놓친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이 뼈아팠다. 삼성은 거의 내줄 뻔한 5차전을 극적으로 잡으면서 통합 4연패에 한발 더 다가섰다.


● 최형우의 끝내기 안타! 이보다 더 극적일수 없다

3차전에서도 9회 2사후에 박한이의 결승홈런이 나왔다. 하지만 오늘은 더 극적이었다. 최형우가 볼카운트 2B-2S에서 손승락의 컷 패스트볼을 노려 쳐 결승 2루타를 때렸다. 손승락이 자신 있게 던지는 컷 패스트볼을 잘 받아쳤다. 넥센 배터리가 볼카운트 1B-2S에서 바깥쪽 유인구를 던지자 승부구를 몸쪽 컷 패스트볼을 예상했던 것 같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끝내기 2루타를 최형우가 쳤다.


● 8회말 무사만루,손승락이 막았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8회 무사만루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막아내기 힘든 상황이다. 박석민, 박해민, 이흥련을 내야플라이와 내야땅볼로 처리했다. 과감한 몸쪽승부가 좋았고 컷패스트볼의 위력이 대단했다. 뱃심과 구위, 집중력 모든 것이 완벽했다. 9회 1사 후 나바로가 강정호 실책으로 출루한 게 아쉽다. 최형우에게 통한의 2루타를 맞았지만 좋은 피칭을 했다.


● 유한준 두 차례 호수비, 넥센을 구했다

2회와 3회에 연거푸 나온 유한준의 호수비도 빛났다. 2회 2사 1,2루에서는 나바로의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았다. 3회 1사 1루 때는 최형우의 2루타성 타구를 또 한번 슬라이딩 캐치로 처리했다. 놓쳤다면 최소 1사 2,3루가 될 상황이다. 나바로 타석에선 우중간으로 위치를 옮겼고 최형우 때는 파울라인 쪽으로 이동했다. 두 차례의 호수비로 최소 3실점을 막았다. 승리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유한준의 초반 호수비는 정말 최고였다.


● 류중일 감독은 번트를 하지 않았다

2회 박석민이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했다. 손가락 부상중인 박해민의 번트가 예상됐지만 초구를 때려 범타로 물러났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선취점을 얻은 팀이 11승1패를 했다. 2승2패로 만난 5차전은 더욱 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였다. 2사후에 김상수의 안타가 나와 삼성에게는 더욱 아쉬웠다. 5회 무사 1루에서도 삼성은 강공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3개나 때린 나바로지만 번트로 1루주자 김상수를 2루에 보냈다면 소사에게는 큰 부담이 됐을 것이다. 나바로는 4번타자가 아닌 1번타자다. 8회 무사 1,2루때도 이승엽에게 강공을 지시했다. 끝까지 선수들을 믿었다. 결국 9회말 최형우의 2루타로 이겼지만 정말 힘든 경기였다. 넥센은 2승3패로 몰리면서 7차전 선발로 준비해놨던 에이스 밴헤켄을 6차전 상황에 따라 투입해야 될 상황에 직면했다. 6차전 넥센 선발로 내정된 오재영은 사흘 쉬고 등판이다. 여러모로 삼성의 6차전 선발 윤성환보다 불리한 조건이다. 삼성이 KS에서 이길 결정적 계기를 잡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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