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공주처럼 살다간 배우 김자옥

입력 2014-11-1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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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김자옥, 폐암으로 별세

‘꽃보다 누나’ 등 최근 왕성한 활동
암 재발·폐 전이…합병증으로 사망
태진아 “남편밖에 모르던 천상여자”
이외수·윤종신 등 각계 애도 잇따라


배우 김자옥이 16일 오전 7시40분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3세.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던 김자옥은 최근 암이 재발해 폐로 전이됐고, 14일 저녁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항암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 소속사 측은 이날 “사랑하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사인은 폐암에 따른 합병증”이라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1984년 재혼한 남편인 가수 오승근, 아들과 딸이 있다. SBS 김태욱 아나운서가 고인의 동생이다.

오승근은 이날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된 일인지 믿기지 않는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고인의 부부와 인연이 많은 가수 태진아도 “불과 한달전에 오승근 선배에게 ‘공주(김자옥 별칭) 건강하시냐’ 물었더니, ‘건강하다’고 했다”면서 “갑자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남편과 가족밖에 모르던 천상여자였는데, 가족들도 이 슬픔을 어떻게 이겨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자옥은 과거 암 수술 한 달 만에 활동을 재개할 정도로 일과 삶에 열정적이었고, 적극적이었다. 이후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올해는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와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악극 ‘봄날은 간다’ 등에 출연했다. 이처럼 최근까지 여러 분야에서 보여준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기에 충격은 더욱 크다.

생전 김자옥은 늘 맑은 미소를 잃지 않던 배우였다. 최근까지 투병을 드러내지 않고 오직 방송활동에 힘썼다. 그래서 팬들의 슬픔은 더 크다. 맨 위 사진은 올해 1월 방송한 예능 ‘꽃보다 누나’ 출연 모습. 2003년 KBS 1TV 드라마 ‘백만 송이 장미’(왼쪽)에선 따뜻한 엄마를 연기했다. 영정 사진 속 고인은 밝은 웃음 그대로다. 사진제공|tvN·KBS·사진공동취재단


특히 지난달 가수 신해철의 사망에 이어 한달도 안돼 전해진 비보에 누리꾼들과 동료 문화·연예계 사람들도 충격에 빠졌다. 소설가 이외수는 SNS를 통해 “마왕님에 이어 공주님도 가셨군요. 모두 이 땅에 오래 계셔야 할 정의롭고 아름답고 선량하신 분들이시지요.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했다. 가수 윤종신과 더 클래식 김광진도 “믿어지지 않네요. 항상 젊고 아름다운 이미지만 기억이 나는데요”라며 조의를 표했다.

김자옥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연예인들의 SNS 애도도 이어졌다. 연기자 이광기는 “이제 주님 곁에 영원한 예쁜 공주로 남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계속 눈물이…”라며 슬퍼했고,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함께 출연했던 줄리엔 강도 “항상 밝게 웃으시던 김자옥 선생님 아프신 줄도 모르고…. 부디 그 곳에선 행복하세요”라고 했다.

고 김자옥은 1970년 MBC 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이듬해 서울중앙방송(현 KBS)로 옮겨 드라마 ‘심청전’ 주인공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1996년에는 ‘공주는 외로워’란 노래로 가수에 도전, ‘공주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대를 아우르는 큰 인기를 얻었다.

꽃처럼, 공주처럼 살다간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8시30분. 서울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영면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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