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꽃 피는 ‘스토브리그’

입력 2014-12-04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는 결혼시즌이다. 프로야구 선수는 직업의 특성상, 비활동기간인 12월부터 1월 중순 사이에 인륜지대사를 치를 수 밖 없다. 그래서 12월 초부터 결혼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LG 투수 유원상(사진1) 삼성 투수 장원삼(사진2) 두산 포수 양의지(사진3)가 아름다운 웨딩화보를 팬들에게 공개했다. 사진제공|LG트윈스·삼성·아이웨딩

■ 포지션별 릴레이 웨딩마치

좌완: 김광현 14일·장원삼 7일 품절남 합류
외야: 아빠 김종호·민병헌 늦깎이 웨딩마치
포수: 양의지 7년, 이재원 9년 열애끝 골인
불펜: 유원상 7일…이동현 양 감독이 주례
3루: 몸값 킹 최정 13일 기상캐스터와 결혼


그야말로 사랑이 꽃피는 스토브리그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2014시즌이 끝난 뒤 잇따라 웨딩마치를 울리고 있다. 그동안 시즌 후 결혼러시는 흔히 있는 일이었지만 올해처럼 여러 구단에서 각 포지션별 선수들이 백년가약을 맺는 건 많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투수 김광현(SK)부터 역대 프리에이전트(FA) 최고 금액에 사인한 내야수 최정(SK), 두 딸의 아빠로서 뒤늦은 결혼식을 올리는 외야수 민병헌(두산)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다양한 사연을 품고 결혼에 골인한다.


● 최강 좌완 원투펀치 장원삼-김광현

김광현은 10월 29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깜짝 결혼 소식을 전했다. 연상의 여자친구와 14일 화촉을 올리는 그는 “아내와 함께 미국을 가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투수로는 최고 FA 금액이었던 60억원에 사인한 삼성 장원삼도 ‘품절남’ 대열에 합류한다. 그는 후배의 소개로 만난 미모의 여성과 1년간 열애 끝에 7일 정오 경남 창원 풀만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 김종호-민병헌 외야수들의 늦깎이 결혼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선수는 NC 김종호다. 그는 지난달 29일 2011년 만난 신부 박수정 씨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김종호와 박 씨 사이에는 이미 한 살배기 아들이 있는 상태. 자신을 위해 묵묵히 옆을 지켜준 아내에게 올해 조금은 늦은 면사포를 씌워줬다. 두산 민병헌도 이미 아내와 두 딸의 아빠다. 자신이 야구선수로 좀더 정착한 뒤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던 그의 소원은 올해 이뤄진다. 그는 올 시즌 최고의 1년을 보냈다. 그리그 13일 아내와 웨딩마치를 울리며 ‘지각 선물’을 한다.


● ‘장기연애’한 포수들의 진득함

두산 양의지와 SK 이재원은 6일 나란히 유부남 대열에 합류한다. 포수는 포지션 특성상 1∼2년 사이에 갑자기 성장할 수 없다. 몇 년간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쌓고 정보를 습득해 훌륭한 포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둘은 ‘포수’답게 연애기간도 길었다. 양의지는 7년, 이재원은 9년이라는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이재원은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믿음을 보여준 신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된 만큼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최강 LG불펜의 핵심 이동현-유원상

LG는 올해 구원 방어율이 4.22로 9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최강불펜을 자랑하는 삼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가 이동현, 유원상이다. 23홀드·방어율 2.73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둔 이동현은 6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컨벤션벨라지움에서, 16홀드·4.37로 팀 허리를 든든하게 지켜준 유원상은 7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임페리얼팰리스에서 각각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이동현의 결혼식 주례는 LG 양상문 감독이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의 주례를 감독이 하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양 감독은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 해서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13년 전 투수코치 때 이동현이 ‘나중에 결혼하면 코치님이 꼭 주례를 해달라’는 부탁을 해서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더라. 약속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하려 한다”며 웃었다.


● 최정 FA 역대 최고금액 사인 후 결혼

SK 최정은 FA 역대 최고금액인 86억원에 사인을 했다. 1년 만에 롯데 강민호의 75억원을 11억원이나 추월했다. 겹경사도 생겼다. 그는 13일 나윤희 기상캐스터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유격수와 2루, 3루까지 전천후로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LG 손주인도 시즌 도중 청첩장을 돌리며 결혼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외에도 김재환(7일), 오재일(7일), 김명성(13일)(이상 두산), 윤지웅(7일·LG), 홍명찬(7일·SK) 등이 사랑하는 사람과 백년해로를 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디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