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복제기 이여상·인형탈 쓴 윤희상…자선야구 폭소 만발

입력 2014-12-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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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목동구장에서 ‘2014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대회 개최에 산파 역할을 해낸 양준혁야구재단 양준혁 이사장(왼쪽)이 개그맨 박수홍의 격한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1) 행사가 끝난 뒤 양 이사장(왼쪽)과 이종범 해설위원(오른쪽)이 인기상 수상자인 이여상과 포즈를 취했다.(사진2) SK 윤희상은 탈을 쓰고 타석에 들어서는 망가짐을 불사하며 분위기를 띄웠다.(사진3).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대타 봉중근·포수 김선빈·1루수 김광현
보직 파괴로 야구팬에 색다른 재미 선사

대타 봉중근(LG), 1루수 김광현(SK), 포수 김선빈(KIA), 타자 유희관(두산)….

시즌 때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HOPE+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각 구단 선수들의 보직이 모두 파괴됐다.

이날 영하의 날씨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지만 웃음이 추위를 녹였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선수들의 보직 파괴. 투수인 김광현이 1루수에 배치됐고, 이재학(NC)이 중견수로 뛰었다. 김선빈은 선발투수로 나섰다가 포수로 앉기도 했다. 대타로 봉중근이 나서는가 하면, 투수인 임태훈(두산)은 필요할 때마다 타점을 올려주는 해결사로 대회를 장식했다.

제 포지션에서 역할을 한 선수들도 있었다. 이택근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늦게 도착한 박병호(넥센)는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2점홈런을 쏘아 올리며 리그 최고의 홈런타자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최정(SK)도 3번 3루수로 선발출장해 FA 최고액 선수다운 맹타를 휘둘렀다.

은퇴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조성환(롯데 은퇴)은 이날 오랜만에 타자로 돌아가 녹슬지 않는 실력을 선보였고, 투수로 나선 박한이(삼성)가 계속 실점하자 마운드로 올라온 딸 수영이의 뽀뽀 응원을 받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대회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이여상(롯데)의 ‘선수 복제기 퍼레이드’는 올해도 계속됐다. 그는 2회 첫 타석에서 마해영의 현역 시절 타격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는가 하면 우측라인 파울타구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4회는 종합선물세트였다. 1구, 1구마다 장성호(kt), 박한이, 양준혁(은퇴) 퍼포먼스를 연달아 선보이며 큰 웃음을 안겼다. 타자뿐 아니었다. 투수로 나서서는 윤성환, 안지만(이상 삼성)과 똑같은 투구 폼으로 공을 던져 박수를 받았다. 이여상을 따라 유희관도 서건창(넥센)과 똑같은 타격 폼으로 안타를 쳐냈고, 임태훈은 최준석(롯데)에 빙의해 좋은 타구를 때려냈다.

경기는 이종범팀이 양준혁팀을 15-13으로 이겼지만 결과는 의미가 없었다. 야구팬들과 함께 좋은 일에 동참해 땀 흘린 선수들은 밝은 얼굴로 야구장을 떠났다. 이번 대회는 올해로 3회째 맞았으며, 수익금 전액은 양준혁야구재단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멘토리야구단 및 사회취약계층 야구보급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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