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평창 분산개최? 시점상 너무 늦었다”

입력 2014-12-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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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조직위 등 반대 목소리

설계시점부터 고려 시 공정률 25% 넘어
슬라이딩센터 공사 중단 땐 위약금 문제
분산개최해도 관리·운영 비용 마찬가지
“일본하고 우리는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8일(한국시간) 모나코에서 제127차 임시총회를 열고 올림픽 개혁안 ‘어젠다 2020’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여기에는 ‘복수의 도시, 국가가 올림픽을 함께 치르는 방안’이 핵심 사항으로 포함돼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대회 비용 절감과 다양한 개최지 신청을 위해 일부 종목의 교류 개최를 강력히 추진해왔다.

그러나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 중인 국내 반응은 부정적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신무철 홍보국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썰매종목을 일본 나가노에서 치르는 방안은 현재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기본적으로 조직위와 같은 입장”이라며 보조를 함께 했고, 대한체육회도 “시점이 너무 늦었다. 이제 와서 분산 개최를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 일본은 찬성?

한국과 달리 일본은 ‘일단 검토하겠다’며 다분히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8일 다케다 쓰네카즈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위원장이 이번 사안에 대해 “만약 (앞으로) 이야기가 나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썰매종목이 일본 나가노에서 일부 개최될 경우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계자의 반응을 전했다.


● 한국과 일본은 다르다!

평창조직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은 당연히 분산 개최에 찬성할 것”이라며 “도쿄올림픽을 위한 시설투자에 들어가지 않은 시점에서 만약 분산 개최가 결정된다면 도쿄는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2018동계올림픽 때 나가노에서 썰매종목이 열리면 일본은 ‘놀고 있는’ 시설을 활용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썰매종목을 다른 곳에서 분산 개최하면 1억2000만달러(약 1342억원)의 건설비용과 매년 유지비용 300만∼50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IOC의 설명이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관계자는 “설계시점부터 고려하면 슬라이딩센터는 이미 공정률 25%를 넘어갔다. 현 시점에서 공사를 중단한다고 해도 시공사에 대한 위약금 문제 등 복잡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나가노에서 썰매종목을 개최한다고 해도 시설만 빌려 쓸 뿐 나머지 관리와 모든 운영은 우리가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용은 더 추가될 수밖에 없다”며 “일본과 우리는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성과 시설의 효율적 사후관리 측면에서 접근한 ‘어젠다 2020’에 대응하기 위한 논리로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3개 지방자치단체(평창·강릉·정선) 외에 강원도내 원주 등 타 지자체의 분산 개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다시 제기되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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