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변신 김일엽 3타점 ‘8강 해결사’

입력 2014-12-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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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고 김일엽이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야구대제전 성남고와의 16강전에서 3회초 1사 만루서 적시타를 때려낸 뒤 1루로 향하고 있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2014 야구대제전 16강전

롯데 투수시절 타자 전향 권유받은 거포
지명타자 출전 2안타…경북고 8강 견인

이종범의 아들 고1 이정후 1안타 1득점
휘문고·마산용마고·광주동성고 8강 합류


야구대제전(대한야구협회·스포츠동아 공동주최)에서 프로 선수들은 영원히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추억의 모교(고등학교) 유니폼과 만난다. TV 속에서만 봤던 선배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는 고교 재학생들에게는 더 큰 꿈을 갖게 되는 소중한 기회다. 은퇴한 추억의 이름, 현역 선수, 재학생들이 함께 만드는 뜨거운 승부. 2014 야구대제전의 8강 진출팀이 10일 마산구장에서 결정됐다.


● 로이스터 인정한 ‘거포’ 김일엽의 화려한 귀환

2008년 롯데는 올림픽 휴식 기간에 자체 청백전을 치르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김일엽을 투수가 아닌 타자로 출장시켰다. 큼지막한 타구를 펑펑 날리고 안타도 2개나 때리는 모습을 보고 당시 김무관 타격코치는 “타자로 변신하자. 홈런 20개는 칠 수 있다”고 진지하게 권유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도전을 접고 한국프로야구에서 투수로 성공을 꿈꾸던 김일엽은 정중히 사양했다. 이뤄지지 않은 타자 변신은 6년이 지난 2014년 야구대제전에서 폭발했다.

경북고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공격을 이끈 김일엽의 활약 속에 성남고에 9-1, 6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준우승을 거둔 성남고는 경북고 타선을 막지 못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2013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김일엽(35)은 대회규정상 투수로도 출장할 수 있지만(현역 프로 투수만 투수 출전 금지), 8번 지명타자로 타석에 섰다. 대거 5점을 올린 3회 1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이날 홀로 3타점을 올렸다.

은퇴 후 대구중학교에서 코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일엽은 경기 후 ‘타자로 다시 현역으로 돌아가도 되겠다’는 말에 웃으며 “운이 좋았다. 예전부터 배팅을 좋아했지만 절대 실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 후배들과 함께 뛰면서 경기도 이겨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kt 박세웅의 동생인 경북고 2학년 좌완 박세진(17)은 선발투수로 등판해 4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며 맹활약했다. 박세웅(19)은 “동생이 잘 던져서 뿌듯하다”며 기뻐했다. 성남고 백민기(24·롯데)는 5회 솔로홈런을 날리며 모교의 영패를 막았다.


● ‘바람의 손자’ 고교 1학년의 당당한 활약

휘문고는 개성고를 3-0으로 이겨 8강에 올랐다.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인 이정후(16)는 휘문고 1학년이지만 1번 3루수로 선발출장해 깔끔한 수비와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프로선수와 함께 뛴 경기였지만 위축되지 않았다. 두산과 한화에서 활약하다 2012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정원석(37)은 모처럼 배트를 잡고 3타수 1안타에 도루까지 성공했다. 개성고는 강병철 전 롯데 감독 등 야구원로 동문들이 덕아웃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윤완주(25·KIA), 박동원(24·넥센) 등 프로 선수들이 힘을 냈지만 휘문고 재학생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해 영패를 당했다.

대회가 열리는 마산 지역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은 마산용마고는 전주고에 4-2로 승리하며 8강에 합류했고 광주동성고는 부산고를 9-4로 따돌리고 8강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마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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