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아이 러브 스테이지] 멘탈매직의 대가 최현우와의 두뇌게임에 도전하라

입력 2014-12-1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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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찢어버린 카드가 다시 나타나고, 무대로 불러 세운 관객들이 한 명씩 사라지기도 한다. 최현우의 매직콘서트 ‘더 브레인’은 눈을 부릅뜨고 봐도 속을 수밖에 없는 신기한 마술쇼로 충격과 전율을 선사한다. 사진제공|라온플레이

■ 최현우 매직콘서트 ‘더 브레인’

직접 참여하는 카드마술…어안이 벙벙
눈 뜨고도 당하는 환상적인 ‘심리마술쇼’


언젠가 꽤 흥미로운 해외 다큐멘터리를 본 기억이 있다. 인간의 인지력이 얼마나 ‘못 믿을 물건’인지를 밉상스러울 정도로 낱낱이 드러내버리는 내용이었다. 대표적인 현상이 착시다. 최현우(36)는 국내를 대표하는 마술사다. 세계 마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트렌드인 ‘멘탈매직’의 고수이기도 하다. 그의 마술은 손기술과 도구, 장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인간의 심리를 읽어내는 심리학이 마술의 요소요소에 녹아들어가 있다. 관객은 단순한 신기함을 넘어 뒤통수를 강렬하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과 전율을 느끼게 된다.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공연 중인 이번 마술쇼의 타이틀은 ‘더 브레인(The Brain)’ 이다. 아예 인간의 뇌를 가지고 “한번 놀아보자”는 쇼다.

더 브레인에도 어김없이 미녀를 두 동강내고, 마술사가 무대에서 순간이동으로 하는 전형적인 마술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번 마술쇼의 주인공은 이런 마술이 아니다. 이런 마술은 굳이 최현우의 쇼가 아니더라도 볼 수 있다. 대신 최현우는 관객에게 치열한 두뇌게임을 제안한다. 관객 전원에게 카드 4장을 제공하고는 관객으로 하여금 카드를 찢고, 한 장을 미리 빼고, 섞고, 옆 사람과 바꾸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카드와 미리 빼놓은 카드가 일치하는 놀라운 마술을 보여준다. 관객은 마술사가 아닌 자신의 손 안에서 벌어진 이 ‘놀라운 사건’에 탄성을 지르게 된다.

해역을 지나는 배와 항공기가 사라져 세계의 불가사의로 불리는 ‘버뮤다 삼각지대’ 마술도 놀랍다. 관객을 대거 무대로 불러 올린 뒤 삼각대형을 만든다. 이윽고 한 명씩 관객이 사라지는 마술을 선보인다. 객석의 관객들은 뻔히 두 눈을 뜨고 최현우에게 ‘당하고’ 만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밝힐 수는 없지만 역시 최현우의 마술은 마지막 10분이 하이라이트다. 최현우표 마술쇼의 구성은 ‘기승전결’이 아니라 ‘기승전전’인 것이다. 마지막 마술은 2시간 동안 펼쳐진 모든 마술의 결정판이다. 그의 말 한 마디, 마술 하나 하나가 모두 복선이 되어 막판에 벌떡 일어선다. 이 기막힌 스토리텔링은 그 자체만으로도 ‘마술’이다.

두 눈을 부릅뜨고 보았지만, 단언컨대 그 많은 마술의 비밀을 단 하나도 눈치채지 못 했다. 혹시나 비밀을 알려줄까 싶어 찢었다가 맞춘 카드 사진을 슬쩍 보내 보았지만 그는 “ㅎㅎㅎ”라는 답변만 회신해왔다. 보고 나면 어쩐지 아이큐가 10 정도 상승한 듯한 느낌이 드는 공연이다. 물론 이 역시 ‘착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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